野 미래 대권주자, 지금부터 보호해야?…계파간 잇속 전쟁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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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 도중 문재인 비대위원이 옆자리에 앉은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 도중 문재인 비대위원이 옆자리에 앉은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오는 2월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갈등 국면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대선주자급은 당 대표에 출마해선 안된다는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론’을 두고 계파 간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 여론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후보를 지낸 문재인 의원이 수장을 맡고 있는 친노계를 제외한 박지원계, 486세력, 손학규계 등 대부분의 세력들이 ‘분리론’을 주장하고 있다.

    당 대표 출마를 고려 중인 박지원 의원에게서 시작된 분리론은 점차 다른 계파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새정치연합 내 비노계가 분리론을 내세우는 명분은 간단하다.
    당 대표가 대선후보가 될 경우, 다른 계파가 소외될 수 있다는 논리다. 계파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총선, 대선과 같이 당이 한 뜻으로 선거를 치러야 할 때 다른 계파의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을 거란 ‘경고’의 메시지도 띠고 있다.

    486세력인 우상호 의원은 “대선 후보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대표 선출 이후 다른 계파의 오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고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오른쪽).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고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오른쪽).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지원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다음에는 반드시 집권을 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대권 후보는 일반적인 당무보다는 대권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주장은 여당의 집중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고 정작 대선에서 힘을 못쓸 수 있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대권주자가 당권을 쥔다면 여러가지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손가락질을 많이 받게 된다”면서 “진흙탕에서 싸울 때에는 싸워야 하고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도 양보할 때에는 과감하게 양보해야 되기 때문에 상처가 나게 된다”고 했다.

    우 의원도 “안철수 같은 분이 대표가 된 후 단수(單數) 지지율이 된 것을 보면서 대권 주자를 당 대표로 만들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상황이 연일 격화되자 “문재인 정치”를 기대해 달라던 문 의원은 출마를 연말까지 고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 야당의 집안싸움을 비교적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는 새누리당. ⓒ뉴데일리DB
    ▲ 야당의 집안싸움을 비교적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는 새누리당. ⓒ뉴데일리DB

     

    이에 비해 안정적인 당 지도부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야권의 집안싸움을 여유 있게 지켜보는 입장이다.

    누가 당선되든 극심한 내홍 속에 당선된 당 지도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렵게 상황이 전개될 공산이 크다. 전대 시작 전부터 내분이 계속돼 와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험악한 당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언제든 계파전쟁이 점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당이 제대로 힘을 못 쓸 것이라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우선 유력한 당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이 일찍 등판할수록 좋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만큼 약점도, 강점도 확실히 알아 공격하기 좋다는 주장도 나온다.

     

  • 대선 2년 전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이끌다 대선 후보, 대통령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 ⓒ뉴데일리DB
    ▲ 대선 2년 전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이끌다 대선 후보, 대통령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 ⓒ뉴데일리DB

     

    다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을 2년 앞두고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의 간판으로 대선 후보가 돼 승리를 거머쥔 점을 언급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박근혜의 역사를 문재인이 따르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만약 문 의원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권을 장악할 경우, 대선주자로 체급을 ‘스스로’ 키워나가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새누리당 한 의원은 “아직은 누가 될지 속단하기 이른 면이 있지만 아무래도 그 분이 나오신다면 가장 유력한 거 아니겠느냐”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비대위원장에서 대통령으로 성공한 만큼 야당 내에서도 우리도 못할 거 없다고 ‘문재인으로 뭉쳐’가 되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우려는 야당의 계파 갈등을 당 지도부가 깔끔하게 수습했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한 내용인 데다가 대선 5년 전부터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독식해온 스토리가 다르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