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에서 해머와 전기톱 등으로 난동을 벌여 국제 망신을 자초했던 당사자인 민주당이 되레 '해머' '해외토픽' 운운해 가며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 한나라당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폭력 정당'이라는 이미지 만회와 이른바 'MB악법' 저지를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지만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데 대한 반성없이 남탓만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오늘 아침 신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을 다시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머 등등 말하고 정상회담 하는데 걱정이다고 했다는데 청와대 참모진이 참으로 문제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에게 제대로된 균형있는 정보를 보고하지 않고 일방적인 정보 보고를 하는 것 같다"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민주당에 '폭력 야당'이미지가 씌어진 원인인 자당 문학진 의원의 해머 난동사건을 거론했다. 그는 "멀쩡한데 해머들고 나올 정신나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자초지종을 보고했다면 (이 대통령이) 그런 (야당폭력)얘기를 할 리가 만무하다. 참모들은 일방적 보고만 하지 않고 균형감각있는 제대로 된 보고를 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소화기 얘기는 왜 안하느냐"며 "일방적으로 야당이 공격하는 얘기를 듣고 (이 대통령이)이렇게 한 것 같은데 이것은 참모 잘못"이라고 몰아붙였다. 

    정 대표는 민주당에 씌여진 '폭력 야당' 이미지가 거슬렸는지 "폭력 원조당 한나라당"이라고 걸고 넘어졌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의 '국회 폭력방지법'과 '폴리스라인 법'을 거론하며 "경찰 기동대 부른 것도 불법인데 무슨 발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국민 뵙기 부끄럽고 국제사회에서 뭐라고 해외토픽감될 지 민망하기 짝다"고 강변했다. 민주당의 국회 난동은 이미 다른 나라 언론에 토픽감으로 실린 바 있다. 특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민주당의 국회 난동사건 등을 표지에 싣고 "아시아 국민들이 민주주의 이상을 지지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그 예로 한국을 거론했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지난 15일 박 대표가 민주당의 선전 구호인 'MB악법'을 'MB약법'이라고 맞받아쳤었는데 정 대표는 "한나라당이 'MB악법'을 'MB약법'이라고 한다더라. 민주주의 위협하는 악법을 약법이라고 하는 한나라당은 가짜 약장수"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해머 운운하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국회폭력방지법과 질서유지법은 날치기 보호법이고 야당 존재 부정하는 MB악법 중 최악 악법"이라며 "소름끼치는 제2의 긴급조치"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경제를 망친 한나라당이 경제 살릴 궁리는 안하고 이제 정치마저 망치려고 한다"며 "악법이라는 새로운 해머를 들고 국민과 민주주의, 야당을 내리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