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해양수산부, 극지연구소, 해양개발원, 부산시, 대우조선해양 등으로 대표단 구성
  • ▲ 2004년 4월 19일 북극에 도달한 美해군 LA급 공격 핵잠수함 USS 햄튼(Hampton). 강대국들은 모두 북극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 사진.
    ▲ 2004년 4월 19일 북극에 도달한 美해군 LA급 공격 핵잠수함 USS 햄튼(Hampton). 강대국들은 모두 북극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 사진.

    미래 자원의 보고(寶庫)인 북극해의 개발을 논의하는 ‘북극써클회의’에 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외교부, 해수부, 극지연구소(KOPRI), 한국해양개발원(KMI), 부산시, 대우조선해양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한국 정부 대표단(수석대표: 최재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북극써클회의’에 참석, 한국의 북극정책을 소개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번 ‘북극써클회의’에는 아이슬란드 총리, 핀란드 대통령 등 1,400여 명이 참석했고, 독일 총리와 OECD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북극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극써클회의’에 참석한 최재천 기후변화대사는 지난 1일 ‘한국과 북극’을 주제로 한국의 북극 정책과 현재 활동을 소개하면서, 2013년 5월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옵서버 가입 이후 한국이 북극이사회 산하 작업반과 TF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회원국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재천 기후변화대사는 한국의 조선, ICT 등 산업 경쟁력을 활용해 북극해의 해빙(解氷)으로 인한 기회를 활용해 나가겠다고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북극이사회 회원국, 원주민 단체 등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한국 대표들은 ‘북극써클회의’에 참여해 한국의 북극연구 활동 및 북극항로 이용 경험 등을 소개하고 한국 조선업계의 쇄빙선 건조기술을 홍보했다고 한다.

    한편 최재천 기후변화대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을 예방해 ‘북극써클회의’ 발전 방향과 이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을 협의하고, 한국 인천 송도에 문을 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와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에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북극이사회 회원국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한국 정부 대표단의 회의 참석에 사의를 표하고, 북극 문제에 있어 한국과 아이슬란드 간의 협력을 강화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번에 한국 대표단이 참석한 ‘북극써클회의’는 갈수록 줄어드는 북극 빙하 문제에 대해 정부, 학계, 산업계, 언론계 등이 다양한 대화를 나누자며 아이슬란드 정부가 제안해 설립한 포럼으로 2013년 10월 첫 회의를 가졌다.

  • ▲ 美에너지省 산하 '에너지 정보처(EIA)'가 정의한 북극해의 범위. ⓒ美EIA 홈페이지 캡쳐
    ▲ 美에너지省 산하 '에너지 정보처(EIA)'가 정의한 북극해의 범위. ⓒ美EIA 홈페이지 캡쳐

    한국 정부는 물론 노르딕 국가들과 세계 강대국들이 북극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에너지와 물류 문제가 가장 크다.

    ‘북극이사회’와 ‘북극써클회의’ 등에서 논의하는 북극은 주로 북극해를 뜻한다. 북극해의 범위는 그린란드 인근 북위 67도 이상부터 베링해 인근 북위 60도 이상의 바다를 말한다.

    면적은 전 세계 바다의 3%인 1,400만 km²이며 평균 수심은 1,200m다. 이 가운데 30%가 대륙붕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북극해의 빙하들이 녹으면서, 러시아 북쪽과 북대서양, 북태평양을 잇는 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세계 강대국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의 거리는 2만 2,000km에서 1만 5,000km로 32%가 단축되며, 기간은 10일 정도 줄어든다. 게다가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한국의 항만은 자연스럽게 허브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또한 美지질연구소에 따르면, 북극해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의 13%, 천연가스의 30%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북극 문제가 부각되자 가장 발빠르게 나선 것은 조선업계다. 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천연가스 개발사업인 ‘야말 프로젝트’에서 수주전을 벌여 쇄빙선 15척을 수주했다. 

    한국 정부 또한 2013년 5월 북극이사회에 옵저버로 참석한 이래 북극 관련 국제협력 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지난 3월과 9월 캐나다, 지난 9월 덴마크, 2013년 11월 러시아 등 ‘북극이사회’ 회원국들과 정상회의를 갖고, 북극 과학연구 활동 및 개발을 위한 협력을 제기한 바 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북극이사회 회원국인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과 1+5 형태의 외교장관 회의 신설을 제안해 지난 9월 1차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은 지난 9월 2년 임기의 세계경제포럼(WEF) 북극협의회 위원으로 위촉된 뒤 북극 관련 국제적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외교부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