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구설수로 자신사퇴 위기에 몰린 한상률 국세청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포항 인사'들에게 줄을 대려던 흔적이 드러났다고 한겨레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청와대 국세청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한 청장이 구랍 25일 경주와 대구에서 강석호 한나라당 의원, 최영우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포항 지역 기업인들, 이 대통령 동서 신기옥씨, 이 대통령 친구인 정영식 효성병원 명예원장 등과 골프를 치거나 저녁식사 등을 함께 하며 어울렸다고 보도했다. 이들 모두 이 대통령, 이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로 알려졌고 이 시기는 국세청을 비롯한 권력기관장 인사와 개각설이 나돌던 때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건은 '이 의원 쪽으로 줄을 대야 요직을 차지할 수 있다'는 세간의 말을 상당 부분 뒷받침하는 첫 사례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한 청장이 이 의원과 통할 인맥과 어울릴 수 있는 지방 일정을 일부러 만든 것 자체가, '누구를 찾아가야 문제가 풀리는지'를 나름으로 꿰뚫어본 결과로 읽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한 청장 관련 인사 청탁 연루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의원 쪽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아주 곤혹스러워한다"면서 "이 의원은 인사 민원이 들어오면, '이 사람들아, 안 그래도 만사형통(모든 일이 형님한테로 가면 해결된다) 얘기 나오는데, 내가 그걸 들어주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강하게 물리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을 통해 한 청장이 이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과 만나 골프를 치고 식사한 것은 "부적절한 만남"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국세청장이 국가적 차원에서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인데 그런 시기에 대통령 동서 및 고향 유지들과 어울렸으니 음습한 '권력 유착' 시도로 보는 눈길을 탓하기도 어렵다"며 "국세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기업인들과 골프를 쳤으니 계산은 누가 했는지도 궁금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