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인민군의 적은 인민군 내에 있다!?
    신준식  /뉴포커스

    최근 남한의 민간 단체가 살포한 삐라에 북한이 총격을 가했다.
     이어 19일 파주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도 남북한이 총격전을 벌였다. 계속해서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흥미로운 제보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13년 탈북한 김지환 씨는 뉴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최전방에서 총격전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 인민군 내 부대에서는 전쟁에 대한 회의감이 만연해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사실 인민군의 적은 인민군 내에 있다. 탄알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시험 사격도 한번 못해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북한의 재래식 무기에 대한 믿음도 없다. 북한에 있을 때 전쟁이 나면 무기가 제대로 작동하기나 할까라는 의문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때문에 북한에서 비대칭 전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군생활을 오래한 동료끼리는 전쟁이 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총알을 맞아주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신뢰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북한에서 인민군 생활을 하다가 탈북한 최영석 씨도 공감했다. 최 씨는 "전쟁에 대한 공포감은 결국 인민군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먹을 것이 없어서 배급도 형편없는 판국에 누가 군인의 임무를 다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 최 씨는 "군대 내 안보강연을 다니면서 놀랐던 것이 한국 군인들은 주기적으로 시험 사격을 하고, 정비도 매일 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K-9 자주포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일반 군인들이 군 내 무기에 대해 굉장한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북한이 왜 핵에 매달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북한은 10년 넘게 군생활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전쟁불감증에 빠지는 건 오히려 북한 인민군"이라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인민군의 현재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군 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언론에서 부각시켜서 군의 이미지가 실추돼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북한 군은 그보다 더 많은 사고가 일어난다. 단지 언론 통제로 노출이 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 같은데, 10년 넘는 긴 세월동안 군이라는 테두리에 있으면서 어떻게 사고가 안날 수 있겠나"라고 증언했다.
     
    최 씨는 또 "내가 있을 때도 군 내 자살사고가 있었다. 그런데도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외부로 알려질 경우 오히려 해가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탈북한 인민군과 이야기를 나눴을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한의 인민군은 현재 그야말로 '모든 것이 문제'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사회를 두고 언론에서는 '안보 불감증'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북한과 총격전이 있었을 때도 실시간 검색어에 잠시 올랐을 뿐, 금방 잊혀졌다. 하지만 실제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한, 특히 인민군 사이에서는 그보다 더 심한 안보 불감증이 나타난다. 결국 인민군의 적은 인민군 내에 있는 셈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