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직원, 과거 질산 원액 폐기경험 한 번도 없어폐질산 유출 후 한 시간이나 지나서야 환자 대피
  •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질산이 유출돼 환자 1,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에 있는 서울 경찰병원 2층 임상병리실에서 질산 7ℓ가 유출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각 현장을 통제하고 제독작업에 나섰다.ⓒ 사진 연합뉴스
    ▲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질산이 유출돼 환자 1,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에 있는 서울 경찰병원 2층 임상병리실에서 질산 7ℓ가 유출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각 현장을 통제하고 제독작업에 나섰다.ⓒ 사진 연합뉴스

    경찰병원에서 유출된 질산가스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1,1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병원측의 폐질산 관리가 크게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측이 폐기물 처리 지침은 가지고 있었으나, 이를 관리하는 담당 직원이 질산을 폐기해 본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번 질산 유출 사고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질산 원액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담당직원은 1ℓ병 7개에 들어 있는 질산 7ℓ를 유해폐기물통에 넣고 뚜껑을 닫았으나, 5분 뒤에 '통'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담당직원은, 덮개가 열린 유해폐기물통에서 질산이 유출되면서 옅은 주황색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질산은 부식성과 발연성이 있는 강산으로, 질산가스를 호흡기로 다량 흡입하면 인체에 치명적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병원에서는 질산이 뼈를 연하게 하고 조직을 연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조직검사 용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사고 직후(29일), 경찰 브리핑에서 경찰병원측은 "안전수칙을 지켰다. 질산이 많이 누출된 것이 아니어서 완벽히 (대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경찰병원측은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초동조치에 대한 미흡함에 대해 확인중이다.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파경찰서측은 "사고원인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병원은 홈페이지에 30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다음은 사과문 전문.

    이번 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하여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14. 10. 29(수) 09:39경 경찰병원 본관 2층 병리과 검사실 내부에서 경찰병원 본관 2층 병리과에서 임상조직물 검사용 질산(HNO 3)을 7L 유해폐기물통에 폐기 처리하던 중 일부(약1L)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사고발생 즉시 송파소방서 신고 후 병원 직원들이 외래 환자 대피 및 입원환자들은 외부로 분산 안전조치 완료하였습니다.

    질산 용기는 외부로 반출 및 확산된 질산은 제독 등정화작용 실시하였으며, 이후 소방서 및 환경청에서 잔류가스 여부를 확인한 결과 사고지역 및 그 외 지역에도 불검출이 확인되어 현재 병원은 정상 운영 중에 있습니다. 향후 정확한 사고내용은 추가 조사 확인 예정입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이상증세 호소 사례 등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혹여 이상증세가 있으신 경우 저희 병원을 내원해주시면 검사 등 치료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이러한 일로 환자와 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며, 이를 계기로 환자 안전과 관련한 모든 진료 분야에서 더욱 노력해 여러분이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경찰병원의 모든 직원이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2014. 10. 30.

    경찰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