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현숙 대변인 "7개월 준비한 법안, 지연작전 펴지 말라" 일침
  •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정세균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박지원 비대위원(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정세균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박지원 비대위원(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을 '군사작전'으로 몰아가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새누리당이 '지연작전'을 펴지 말라고 맞받았다.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도 못하고 내용상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도 없자, 형식과 절차를 문제삼고 나서는 야당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9일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공무원연금의 개혁은 필연적이며, 개혁 그 자체에 반대하는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면서도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여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선공을 날렸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김무성 대표를 비롯 158명의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서명한 공무원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는 것을 보고, 마치 한 사람의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군사작전을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비유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정세균 비대위원은 "어떤 일이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며 "공적 연금 개혁을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이다가는 명분도 실리도 잃을 수 있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드린다"며 "대통령의 연내 처리 한마디 말씀으로 158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군사작전하듯 한 줄로 서서 밀어붙인다고 하면 될 수 있는 일도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들 발언의 공통점은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무엇이 문제다 라고 꼭 찝어내지 못하고 '군사작전' 운운하며 비난했다는 점이다.

    모두 함께 '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썼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을 '군사작전'에 비유해 몰아가기로 사전에 입을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 ▲ 2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친 뒤,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한구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TF 위원장의 설명을 요청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친 뒤,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한구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TF 위원장의 설명을 요청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직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법안까지 당론으로 발의할 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적연금 발전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이제 겨우 1차 회의를 여는 등 첫 발을 뗐을 뿐이다.

    자당에는 변변한 안조차 없는데 상대 당의 법안을 내용을 놓고 흠을 잡기는 쉽지 않다.

    결국 내용으로 비판할 수 없으니 절차를 놓고 '군사작전'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셈이다. 그나마도 '군사작전' 비난의 내용은 158명 의원 전원의 명의로 발의하는 것이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는, 그야말로 느낌에 근거한 비난이다.

    새누리당은 의원 전원의 명의로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발의하고, 이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그만큼 공무원연금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결의를 다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7·14 전당대회 과정 및 당대표 당선 이후 수차에 걸쳐 "당론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전날 공무원연금 개정법안 대표발의 직후 취재진을 만나 "당을 민주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당론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이 개혁은 정말 난제 중의 난제이고 어려운 개혁"이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어려운 개혁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요청이 있어 당론 발의를 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 ▲ 27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7개월간의 준비 끝에 완성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현숙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TF 간사.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7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7개월간의 준비 끝에 완성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현숙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TF 간사.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김무성 대표가 당론으로 하자고 먼저 말한 것이 아니라, 김성태 의원이 '당론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고 말해 의총장에 남아있던 의원들이 모두 동의하게 된 것"이라며 "김 대표의 지론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그만큼 (공무원연금 개혁이) 시기적으로 급박하고 위중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TF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김무성 대표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몰아가는 당론투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이 건은 굉장히 힘들고 전공노의 반대가 강하기 때문에 추진하려면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국가재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이기 때문에 당론 발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뒷받침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군사작전'이라며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대안을 갖고 내용으로 비판하며 논의에 응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야당의 안이 나온다면 충분히 더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야당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내용으로는 마땅히 비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당에서는 7개월을 준비한 법안인데 저쪽은 디테일한 것은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지 않느냐"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군사작전이다,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자 하는 것은 시간을 끌기 위한 지연작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