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관련, UCC(사용자제작 콘텐츠) 동영상이 돌고 있는데 이 동영상이 왜곡된 것이라고 조선일보가 13일 보도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홍 원내대표를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로 '감자탕'이 뜬다. '홍준표 감자탕'을 입력하면 관련 동영상이 무더기로 뜨고 다음과 같은 취지의 설명글이 붙어있다.

    "한 여성이 서울 여의도 감자탕 집에서 홍 원내대표를 만나, '여당이 추진하는 법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며 대화를 청했지만 홍 원내대표는 거절했고 식당 주인이 그를 쫓아냈다. 분노한 시민들이 식당 앞에서 항의하자 경찰이 나타났고, 홍 원내대표는 경찰의 호위를 받고 뒷문으로 도망쳤다"

    이 신문에 따르면 평범한 시민이 유력 정치인에게 수모를 당했다는 설명의 이 동영상에 네티즌들은 홍 원내대표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고 쫓겨난 해당 네티즌이라 주장하는 사람은 인터넷에 "식당 주인은 특정 계층이 아닌 대중을 상대로 영업을 하시는데… 약자 편에 서는 정의로움은 기대하지도 않겠다. 문밖에 쫓겨나와 무지 떨었다. 억울하고 하찮은 시민의 하소연"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12일 "그런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걸 몰랐다"고 말했다. '홍준표 감자탕' 사건은 지난 2이 밤 여의도 민주당사 앞의 감자탕 집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동영상에 달린 설명글은 사실과 크게 다르다. 이 신문의 기자가 직접 사건을 목격했다고 한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홍 원내대표가 감자탕 집에 들어가자 40대로 보이는 한 여인이 따라왔고 그는 "한나라당 찍었던 시민인데,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홍 원내대표는 "뭐냐?"고 대했고 그는 "왜 MB(이명박 대통령) 악법을 추진하느냐"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MB악법이 뭔지 지적해달라고 했다. 이 신문은 이 여성이 원한 건 대화가 아닌 것 같았다고 보도했다. 얼마 안 가 "방송법 같은 더러운 악법"이란 말들이 나왔고, 양측의 대화는 단절됐다. 이후 몰려든 사람들은 홍 원내대표를 향해 "전두환 노태우 잔당" "친일파 매국노"라며 여자를 거들었다. 이 중 누군가 "내가 연락하겠다"며 휴대전화를 들었고, 감자탕집 앞에는 순식간에 촛불시위 배지를 단 수십명이 모였다.

    이 신문은 이들이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곧바로 식당 안의 홍 원내대표에게 "시민에겐 미국 쇠고기 먹으라더니, 넌 국산만 처먹냐" "이 새끼들아,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 등의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 감자탕 집은 덴마크산 돼지고기를 재료로 썼다. '평범한' 시민들과 이를 촬영하던 '시민기자'들 입에선 계속 욕설이 나와고 식당 여주인이 "가게에서 이러지 마세요"라고 했지만 이들은 계속 식당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도 "부끄러운 줄 알아" "민중의 지팡이가 시민들한테 이래도 돼?" 등 작년 촛불시위 때 경찰에게 퍼붓던 같은 레퍼토리의 욕설을 의 퍼부었다.

    20여분 소동 끝에 홍 원내대표가 승용차에 오르자 '시민들'은 주저없이 도로 한복판까지 나와 차를 가로막았고 도로를 점령하고도 "합법시위 탄압하는 MB정권 물러나라"던 목소리였다. 일부 네티즌은 이 사건을 "언론이 알고도 입다문 사건을 시민기자가 밝혀냈다"고 하지만 이 장면을 목격한 신문방송사 기자만 5~6명에 달했다. 이 신문은 "네티즌의 이름으로 유통되는 'UCC가 특정세력에 의해 어떻게 뒤틀려 포장되고 유통될 수 있는지 '홍준표 감자탕' 사건은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사건이 언급됐다. 김영선 의원은 이 보도를 거론하며 "우리나라 속담에 개도 먹을 때는 안 건드린다는데 이것은 한 인간을 파괴하는 것이고 홍 원내대표와 한나라당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이라고 해 한 인간의 인격을 파탄시켜도 되느냐 문제"고 따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런 김 의원의 말에 '왜 거기 개가 나오냐. 그날 의원과 기자들도 같이 있었다. 조선일보가 뜬금없이 보도한 것도 그런데 왜 날 개에 비교하느냐"며 웃어 넘겼다. 곧바로 김 의원이 "개도 아닌데 사람한테 식사시간에"라고 하자 홍 원내대표는 재차 웃으며 "왜 개에 비교해"라고 말했고 김 의원은 "한국 말에 밥 먹을 땐 개도 안건드린다고, 지나치잖아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