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프랑스 대사 부임 후 <외규장각 의궤> 반환 협상 매진프랑스 정계 인사 상대 "한국 학생들이 주시하고 있다" 설득


  • 프랑스가 약탈해갔던 <외규장각 의궤>가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2011년 4월. 무려 145년만의 귀환이었다.

    우리 입장에서야 빼앗겼던 것을 되찾아오는 일이었지만, 프랑스는 국내 문화재법에 의거, '문화재 불가양의 원칙'을 철칙으로 하고 있기에 양국간의 협상 기간만 20년이 소요된, ‘외교사적 대역사’였다.

    <외규장각 의궤> 귀환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박흥신 전 프랑스 대사. 그는 최근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박흥신 전 대사는 2009년 12월 주 프랑스 대사로 부임한 후 <외규장각 의궤> 반환 협상에 매진했고, 결국 부임 1년 반 만에 '실제 반환'이라는 대역사를 이뤄낸 주인공이다.



  • 그런데, 박흥신 대사가 <외규장각 의궤>에 ‘꽂힌’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바로 부임을 앞두고 우연히 본 <도전 골든벨>!

    KBS 방송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을 시청하면서, 외규장각 도서 문제가 역사 문제 중 하나로 출제된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외규장각 도서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기 방송 프로에 출제될 만큼 온 국민의 관심사이며, 미래를 이끌어갈 자라나는 학생들이 역사를 배울 때 필수적으로 접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잊힐 문제가 아니죠. 내가 프랑스 대사로 있는 한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51페이지와 40페이지에도 수록돼 있다.

    그는 프랑스 정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도전 골든벨>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고 한다.

    미래 세대가 <외규장각 의궤>를 반환하지 않는 프랑스에 대해 교육받고 있고, 공영방송에서 이런 상황을 공론화할 정도라고 얘기하자, 한국민들 사이에서 프랑스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있음을 실감한 프랑스 관계자들의 태도는 확실히 달라졌었습니다.


    18년 동안 교착 상태에 놓여 있던 외규장각 의궤 반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데는 박 전 대사의 열정과 외교적 노력이 있었지만, <도전 골든벨>이 변화의 거름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 [사진 제공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