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노인 폄하 아니라 했으니 끝내라"… '불효 DNA' 단체 인증하나?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23일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고 불쾌한 표정으로 되레 언성을 높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23일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고 불쾌한 표정으로 되레 언성을 높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노인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61·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어떻게 (내 말이) 노인 폄하냐"라고 강변하며 끝까지 사과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국립대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던 23일 교문위 국감은 오전 중 1시간여에 걸쳐 파행을 빚었다.

    설훈 위원장은 지난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국감을 진행하던 중 증인으로 출석한 윤종승(78·예명 자니윤) 관광공사 감사에 대해 "누가 보더라도 79세면 쉬셔야지 왜 일을 하시려 그러느냐"는 막말을 해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이날 국감을 시작하기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이 점을 지적하며 "지난 주 국감 말미에 있은 위원장님 발언에 대한 사과를 듣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설훈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정년 제도에 비춰볼 때 79세면 쉬셔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한 게 어떻게 노인 폄하냐"며 "노인 폄하라고 몰아가는 것이 (오히려) 유감"이라고 되레 역정을 냈다.

    이상일 의원은 "노인 폄하가 아니라고 하시는데 (노인이면 쉬어야 한다고) 일반화를 하신 것"이라며 "취지가 그랬다면 표현이 문제"라고 잘못된 부분을 알아듣기 쉽게 지적해줬다.

    같은 당의 서용교 의원도 "상식적으로 '대한민국에 있는 누구더라도 79세면 쉬어야 한다'는 말이 폄하가 아니면 뭐냐"며 "국민들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설훈 위원장은 "의사진행에 문제가 있었다면 왜 가만히 계셨느냐"며 "상황을 고의로 악화시키려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적반하장(賊反荷杖)격의 언동을 계속했다.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23일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고서도 마치 들리지 않는 듯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23일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고서도 마치 들리지 않는 듯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야당 의원들은 원만한 국감 진행을 위해 설훈 위원장에게 사과를 권유하기는 커녕 오히려 비호하는 발언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노인 폄하가 아니라 윤 감사의 고령을 지적한 것"이라며 "위원회 내에서 끝내야 할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려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안민석 의원은 "재탕 삼탕 자꾸 사과를 요구하면 항복하라는 소리냐"며 "노인 폄하가 아니라고 했으니 그 정도로 끝을 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혜자 의원도 "말꼬리를 하나 하나 잡는 일은 정말 피곤한 일"이라며 노인 폄하 발언 파문을 '말꼬리 잡기' 정도로 '물타기'하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이 "참외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는다고 한다"며 "신발 끈을 묶는 것을 보고 과수원 주인(국민)이 오해를 한 상황이니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언성을 높이자, 설훈 위원장도 지지 않고 "65세가 정년인데 79세에 감사를 맡는 게 옳지 않다는 게 뭐 틀렸느냐"고 마주 소리를 지르며 회의장은 소란에 휩싸였다.

    설훈 위원장의 억지와 고집으로 1시간여에 걸쳐 소득 없는 공방을 되풀이한 교문위원들은 결국 사과를 받지 못한 채 국정감사 진행에 합의했다.

    교문위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위원장이 유감 정도만 표명해도 좋았을텐데 그런 의사조차 없다니 거론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교문위원이기도 한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뉴데일리〉 기자와의 만남에서 "정쟁으로 몰고 가려 하는 것은 야당"이라며 "이것(노인 폄하 발언)은 정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어르신을 욕보이는 발언을 한 것이 첫째 문제이며, 그 발언이 일반 상식인 양 말해 우리 당 의원까지 끌어들이려 모독한 것이 둘째 문제"라며 "이번 기회에 평소 객관적이지 못하고 편파적인 (설훈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