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성남시 뒤통수 때렸다” 원색적 비난“경기도에서 일어난 사고, 책임은 경기도”
  • ▲ ▲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2014.10.22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2014.10.22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세월호 참사의 최종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안전’을 강조해 온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작 자신의 관할 구역에서 일어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에 대해서는 면피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명백한 ‘이재명 죽이기’”라며 “경기도 관할 공단에서 주최한 일이니 경기도 책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동대책본부를 만들어 사후수습을 같이 하고 있는데, (경기도가) 뒤통수를 때렸다”며 “경찰이 경기도는 수사하지 않고, (성남시) 시장 비서실에 시장연락처를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 관할 내에 있으니 시장의 책임이라는 것은 정치적 얘기”라며 “경기도가 관할하는 테크노벨리 내에서 사고가 벌어졌으니, (경기도에) 책임이 있고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니 대통령도 책임이 있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앞서 사고가 일어난 지난 17일,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 분당구청 내 사고대책본부에서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축사만 했을 뿐 (행사)주최와 관련이 없다”며 “성남시는 이 행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남시와 협의도 하지 않은 행사에, 이재명 시장이 참석해 축사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재명 시장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이 시장을 지지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 ▲ 지난 17일 사고가 일어난 판교테크노벨리 유스페이스 앞 환풍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 지난 17일 사고가 일어난 판교테크노벨리 유스페이스 앞 환풍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환풍구 붕괴사고의 책임이 전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누구보다도 성남시 ‘안전’을 신경써왔다고 공언해 온 이재명 시장이, 정작 성남시에서 난 사고와 관련돼 본인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울러 그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 깃발을 성남시청에 게양한 뒤, 깃발이 ‘낡았다’며 새 것으로 교체해,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반면, 세월호기와 나란히 걸려있는 태극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데일리 “성남시 고위 관계자, 행사 전 3차례 접촉”

    경기도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대책본부 김남준 대변인(성남시 대변인)은, 지난 18일 “이데일리 측으로부터 행사와 관련해, 경기도와 성남시 주최 명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바 없다”며 “명확히 말씀 드리면 어떤 협의도 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시장 역시 이날 새벽, 축제의 사전 승인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뭘 체크를 안 해?”라고 반문하며, “(이데일리가) 오늘 와보니까 그러고 있었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 ▲ ▲ 이데일리 [곽재선] 회장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린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수습 방안 관련 회의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이데일리 [곽재선] 회장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린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수습 방안 관련 회의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면, 이데일리 측은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 6월부터 성남시 임 모 비서실장과 3차례나 접촉해, 행사를 초기부터 함께 추진했다”며 “(임 모 실장이)성남시가 행사 주최가 돼야 예산편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데일리는 성남시가 지불하기로 한 배너광고비 1,000여만원과 관련돼, 성남시 공보팀과 실무협의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이데일리 곽재선 회장이 자신에게 예술관을 지을 땅이나 건물을 요구해 거절하자, 문화행사 공동주최 비용 3,000~6,000만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공동개최 불가’를 명시한 내부 공문서를 근거로 들며, 이데일리 측의 협찬과 청탁을 거절했다고 밝히는 한편, 의례적인 하반기 행정광고 1,100만원을 이데일리 측에서 마치 행사의 주최비용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우회협찬’ 의혹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허위주장을 하며 성남시민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민·형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혀, “언론계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고가 일어난 환풍구 하중실험 결과를 받는대로, 성남시와 이데일이 등 행사관계자들의 책임소재를 가리는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사고원인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성남시와 이데일리가 벌이는 지리한 진실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