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검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모(31)씨의 학력이나 경력에 비해 그의 (앞선) 글이 전문적이라는 지적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모두 얻을 수 있는 짜깁기 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10일 "언뜻 보면 미네르바의 글이 상당히 전문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가 새로 만들어낸 예측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모두 구할 수 있는 정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씨는 일반인이 잘 모르는 경제 전문 사이트와 블로그 같은 데서 글에 쓸 대목을 찾아 수집해 놓고 자신의 글에 적절히 인용했다"며 "인터넷 검색 실력이 깜짝 놀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인터넷에 오른 '미네르바'의 글이 전문적인 표현이 들어있는 만큼 검찰이 체포한 박씨는 진짜 미네르바가 아닐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이다. 

    박씨는 또 글을 쓸 때 언론의 기사도 상당히 참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글이 기사체와 유사한 느낌이 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미네르바의 유명세를 높인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예측 글은 그가 독자적으로 구상한 게 아니라 한 경제 전문 언론의 기사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또 환율이나 외환 문제에 대한 `예언'도 앞선 주장이 아니라 알고보면 그 즈음 언론 기사나 관련 전문가의 글에 이미 나와 있었던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박씨가 이 분야에 관심이 각별했고 이를 수집해 논리적으로 배치하는 글솜씨가 뛰어났을 뿐이라는 것이다.

    박씨가 체포되고 나서 그의 경력이 속속 밝혀지면서 일각에선 미네르바의 글이 90년대 말 외환위기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고 금융 실무자의 은어와 고급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면 힘든 자료를 인용했기 때문에 `진짜 미네르바'가 따로 있다는 의혹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그런 전문 용어나 정보 조차 `정보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에서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