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유족-이데일리-경기과기원 극적 합의
  • ▲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 브리핑룸에서 유가족 대표 한재창씨가 브리핑을 열고 판교 행사 주최 측과 유가족들의 보상문제 합의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 제공
    ▲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 브리핑룸에서 유가족 대표 한재창씨가 브리핑을 열고 판교 행사 주최 측과 유가족들의 보상문제 합의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 제공

    판교 환풍구 붕괴 추락사고 유가족과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측은 20일 오전 3시경 '장례와 보상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인 한재창(41·희생자 윤철씨의 매형) 유가족협의체 간사는 이날 오전 10시 성남시 분당구청에 마련된 대책본부 브리핑실에서 합의 소식을 발표했다.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57시간 만이었다.

    또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사고 당사자들에 대한 형사 처벌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족측 한재창 간사는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해 저희 유가족 일동과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의 중재하에 사고 발생 4일째인 20일 새벽 극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재창 간사는 "합의는 '통상적 판례'에 준해 일정한 기준과 시기를 확정한 뒤 세부적으로 확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속히 합의가 이뤄진 데 대해 보상 문제 등으로 법적다툼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게 유족들의 바람도 덧붙였다.

    한재창 간사는 "오래 끌어서 법에 의해 재판을 하고, 그런 일들이 여러차례 있지 않았느냐"며 "합의를 통한 선례로 남아, 대한민국 앞으로 미래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있는 사안들 가운데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장례비는 이번주 안으로 1인당 2,500만원을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이 공동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유족들은 "더 이상 국가적 이슈를 만들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르자는데 유가족들이 뜻을 모았다"며 합동분향소를 만들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행사 주관사인 이데일리의 곽재선 회장이 사고에 대한 책임은 물론 개인적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학비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해당 유가족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 간사는 "저희 유가족들 이 사건이 악의나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닌 점을 고려해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 서명을 받아 고소나 고발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최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할 부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행사 안전지원에 나선 경기과기원 담당자가 숨진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그 가족들에 어떻게 해야 위로를 할 수 있을지"라며 "저희들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간사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용기를 가지고 꿋꿋이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유가족들이 초인적이라 할만큼이 합리성과 인내심 보여줬다"며 "이데일리와 경기과학기술원의 책임지는 자세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판교 환풍구 사망 사고 유가족의 기자회견문 전문.

    2014. 10. 16. 발생한 판교 환풍구 추락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저희 유가족일동과 (주)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의 중재하에 사고발생 4일째인 2014. 10. 20. 새벽 극적으로 합의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먼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신 국민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리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용기를 가지고 꿋꿋이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사고의 신속한 수습을 위해 책임있는 자세로 성실하게 합의에 임해주신 (주)이데일리와 경기과학기술연구원에도 감사드립니다.

    절망과 고통 속에 헤매는 저희 유가족들의 처지를 십분 이해하고, 밤을 새워가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해 주신 ‘대책본부’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본 합의는 통상적인 판례에 준하여 일정한 기준과 시기를 확정한 후 나중에 그 기준에 따라 보다 세부적으로 확정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합의내용은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여 개략적인 내용만 말씀드리는 점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이 사건이 악의나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닌 점을 감안하여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최소화되기를 아울러 희망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주)이데일리 곽재선 회장께서 장학재단을 통해 피해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해당 유가족들을 대신하여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