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10.4선언 7주년 맞춰 '對南공작 총책 김양건' 등 파견

    총 8개 항으로 이뤄진 10.4선언의 주요 내용은
    김일성의 한반도 공산화 통일 방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의 10대 시정방침’(이하 10대 시정방침)과 유사하다.

    김필재   
북한은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이른바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10·4 선언 7주년을 맞아 '자주통일' 실현을 강조하며 6.15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과 6·15공동선언실천 남·북측 위원회의 호소문 등을
잇달아 게재하며 6.15선언 정신의 실천을 선동했다. 
  
  구체적으로 신문은 '북남공동선언의 기치 따라 자주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1면 사설을 통해 “북남선언들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는 것은 악화된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정신이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방해받고
있다”며 현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 '드레스덴 선언' 등을 “체제통일 야망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   10.4선언, 북한의 '10대 시정방침'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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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선언의 공식명칭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으로 2007년 10월4일 노무현 前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이 공동 서명했다. 총 8개 항으로 이뤄진 10.4선언의 주요 내용은 김일성의 한반도 공산화 통일 방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의 10대 시정방침’(이하 10대 시정방침)과 유사하다. 10.4선언과 10대 시정방침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10.4선언 제1항: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변함없이 이행해 나가려는 의지를 반영하여 6월15일을 기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였다.
      ▲10대 시정방침 제1항: 국가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자주성을 견지, 자주적인 정책 실시. 
      
      -문제점: 10.4선언 제1항은 6.15공동선언의 고수 및 구현을 천명했다. 6.15선언은 제2항에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북한의 ‘낮은단계연방제’는 ‘높은단계연방제’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전술에 불과하다. 따라서 10.4선언은 남과 북이 연방제를 공식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아울러 10.4선언 제1항의 우리민족끼리 정신과 10대 시정방침 제1항에 명시되어 있는 자주는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철수’를 의미한다. 6월15일을 국가 기념일로 하자는 시도는 反헌법적 6.15선언의 위헌성을 무력화시켜 남북한 연방제 통일을 합법화하려는 의도이다. 
      
      ▲10.4선언 제2항: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남북관계 문제들을 화해와 협력, 통일에 부합되게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 확대와 발전을 위한 문제들을 민족의 염원에 맞게 해결하기 위해 양측 의회 등 각 분야의 대화와 접촉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10대 시정방침 제2항 및 제9항: 1. 나라의 全 지역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 실시, 민족대단결 도모 남북이 통일이전에 맺은 대외관계 처리, 2. 두 지역 정부의 諸(제)활동, 통일적 조절. 
       
      -문제점: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내정간섭으로 만들었다.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해 남한 내 국보법 철폐를 주장할 명분을 제공했다. 
      
      ▲10.4선언 제3항: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하여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 부장 간 회담을 금년 11월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10대 시정방침 제7항: 남과 북의 군사적 대치상태 해소
      
      -문제점: 10.4선언 제3항은 10대 시정방침 제7항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공동어로수역 지정, 평화수역 설정 등은 NLL 포기 및 수도권 방어의 후퇴를 의미한다. 
      
      ▲10.4선언 제4항: 남과 북은 現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문제점: 북한은 연방제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남한의 국보법 폐지·주한미군철수·공산주의 합법화·남한 내 ‘인민민주정권’ 수립 등을 요구해왔다. 10.4선언 제4항에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이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주한미군철수를 의미한다. 또한 ‘한반도 핵문제 해결’ 주장은 북한이 주장해온 ‘조선반도의 핵문제 해결’을 의미한다. 이는 한반도 핵문제를 ‘비핵화’(denuclearization)가 아니라 ‘비핵지대화’(nuclear free zone)로 본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비핵화’는 非핵보유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핵지대화’는 核보유국이 특정 지역에서 핵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의 핵’을 다루기에 앞서 ‘미국의 핵’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다. 즉 북한의 핵개발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는 미국의 對한반도 핵전략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과 一脈相通한다.
       
  •   ▲10.4선언 제5항: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개성공업지구 1단계 건설을 빠른 시일 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고,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비롯한 제반 제도적 보장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추진해 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며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현재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하기로 하였다.
      ▲10대 시정방침 제3항: 북과 남의 경제적 합작-교류실시, 민족경제의 자립적 발전 보장 남북 간의 교통, 체신연결, 전국적 범위에서 교통-체신 수단의 자유로운 이용 보장
      
      -문제점: 10.4선언 제5항은 ‘서해평화협력지대’가 공동어로를 포함해 평화수역 및 해주 直航路(직항로)를 만드는 것으로 요약되는데, 이는 결국 NLL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이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북한은 어선과 군함이 구분이 안 되는 곳이다. 2012년 6월 소위 6·28조치 이후 군대 식량보급 중단조치로 육군은 농사에, 해군은 어업에 동원되면서 어선과 군함의 구분은 더욱 불가능해진 상태이다. 서해에 소위 평화협력특별지대가 나오는 날부터, 어선인지 군함인지 알 수 없는 북한 배가 수도권 앞까지 오가게 된다. 북한은 한국이 고분고분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마다 거침없이 도발할 것이다. 美전문가들조차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평화지대 설치는 한국의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2012년 10월12일 세종연구소 세미나발언)”라고 경고한다. 결국 10.4선언 제5항이 이행은 대한민국이 철저히 북한의 인질이 되는 미래를 의미한다. 
      
      ▲10.4선언 제6항: 남과 북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빛내기 위해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백두산관광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2008년 북경 올림픽경기대회에 남북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처음으로 이용하여 참가하기로 하였다. 
      ▲10대 시정방침 제4항: 과학, 문화, 교육분야에서 남북교류-협력실시, 과학기술-민족문화예술-민족교육의 통일적 발전
      
      -문제점: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등을 통해 남한의 지원을 받은 북한이 백두산 관광사업을 제시해 또 다시 대북지원을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10.4선언 제7항: 남과 북은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상봉을 확대하며 영상 편지 교환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금강산면회소가 완공되는데 따라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흩어진 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동포애와 인도주의,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라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문제점: 제7항은 10대 시정방침과 내용상 일치하지 않는 신설항목이다. 이는 남한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 남한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산가족 문제는 추상적 논의에 그쳤으며,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등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10.4선언 제8항: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남북총리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제1차 회의를 금년 11월중 서울에서 갖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하였다. 
      ▲10대 시정방침 제8항: 해외에 있는 조선동포의 민족적 권리와 이익옹호 보호
      
      -문제점: 조총련 등 해외에 거점을 둔 對南공작 조직 및 從北左派 단체들을 남한 정부가 탄압하지 말고 지원 및 양성해 줄 것을 명문화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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