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세월호 3차 합의안은 야당판 참사"추미애 "속임수 정치에 낯 들 수 없어"우원식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은 지도부, 협상도 못해"최민희 "최상의 협상 운운 부끄럽다"김경협 "그렇게 슬픈 법에 왜 합의하셨습니까"
  •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등 국회 정상화에 따른 실익은 챙기면서, 유가족을 편들고 지도부를 비판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회의석상 발언이나 보도자료, SNS 등을 통해 지난달 30일의 여야 합의사항을 비난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정동영·추미애·김경협·최민희·우원식 의원(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 ⓒ뉴데일리DB 및 연합뉴스
    ▲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등 국회 정상화에 따른 실익은 챙기면서, 유가족을 편들고 지도부를 비판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회의석상 발언이나 보도자료, SNS 등을 통해 지난달 30일의 여야 합의사항을 비난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정동영·추미애·김경협·최민희·우원식 의원(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 ⓒ뉴데일리DB 및 연합뉴스



    "(해당(害黨) 행위자는) 개작두 동원해서 쳐나갈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엄포도 소용이 없었다.

    [친노(親盧) 강경파]의 계속되는 해당 행위는 마침내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를 불러왔다. 정기국회 중 사령탑인 원내대표가 궐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여야 원내지도부는 세월호 특별법 관련 3차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후 국회 본회의도 151일만에 정상화돼 90개 법안을 처리했다. 온 국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친노 강경파에게만은 딴 나라 이야기였다는 지적이다.

    대선 후보까지 지냈음에도 비상대책위원회에 입성하지 못해 잔뜩 뿔이 나 있는 정동영 상임고문이 먼저 딴죽을 걸고 나섰다.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의 트위터. ⓒ정동영 의원 트위터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의 트위터. ⓒ정동영 의원 트위터

    정동영 고문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월호법 3차 합의안은 유가족을 외면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른 야당판 참사"라고 주장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를 잡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는 추미애 의원도 이에 질세라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 "속임수 정치에 낯을 들 수가 없는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의 트위터. ⓒ추미애 의원 트위터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의 트위터. ⓒ추미애 의원 트위터


    우원식 전 최고위원은 7·30 재·보궐선거 참패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물러나고 최고위원회가 해산했을 때, 가장 먼저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대표께서 (비대위원장) 맡는 수밖에 없다"며 [독배(毒杯)]를 권한 바 있다.

    그랬던 우원식 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트위터에서 "26년 정당 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며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 지도부는 협상할 때 협상도 못한다"고 박영선 원내대표의 등에 배신의 칼날을 꽂았다.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전 최고위원의 트위터. ⓒ우원식 의원 트위터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전 최고위원의 트위터. ⓒ우원식 의원 트위터


    야당이 동력을 잃고 합의를 서두르게 된 원인 중에 하나로 꼽히는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 이 사건은 단원고 유가족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로부터 국민 여론이 한순간에 돌아서게 만들었다.

    그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현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던 친노(親盧) 최민희 의원도 같은 날 "최상의 협상 운운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트윗을 날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 보면 김현 의원이 연루된 사건 때문에 일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인데, 김현 의원은 두둔하고 협상은 부끄럽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의 트위터. ⓒ최민희 의원 트위터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의 트위터. ⓒ최민희 의원 트위터


    친노(親盧) 김경협 의원은 한술 더 떴다.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합의안 동의할 수 없다"고 한 것도 모자라, 박영선 원내대표의 트위터에까지 가서 "그렇게 슬픈 법에 왜 합의하셨습니까"라고 비아냥대기까지 했다.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이 참 슬프게 타결됐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트위터에 김경협 의원이 단 댓글 트윗. ⓒ박영선 의원 트위터
    ▲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 직후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이 참 슬프게 타결됐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트위터에 김경협 의원이 단 댓글 트윗. ⓒ박영선 의원 트위터

    정작 이들의 의원실은 국정감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합의에 따른 국회 정상화의 실익은 챙기면서 일면 유가족 편을 드는 립서비스를 하고 지도부를 비판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도 역겹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이중성의 정점은 친노(親盧) 세력의 수장 문재인 의원이 장식했다.

    친노 강경파의 계속되는 흔들기에 견디지 못하고 물러난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확인 사살을 한 것이다.


  • 2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 ⓒ정상윤 기자
    ▲ 2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 ⓒ정상윤 기자


    문재인 의원은 2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협상 결과가 진실 규명을 원하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많이 못 미쳤다"며 "우리 당은 협상에서 졌으며 패배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협상을 이끈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패배자라는 낙인을 찍은 셈이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달 19일 여야 원내대표 2차 합의안이 마련된 직후 뜬금없이 광화문에 나아가 단식을 시작해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첫 번째 타격을 입혔다.

    이상돈~안경환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영입 시도가 드러났을 때는 [말 뒤집기] 논란을 감수하면서도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여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두 번째 타격을 입혔다.

    두 번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물러나기로 한 사람에게 확인 사살까지 했다.

    작금의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죽더라도 영면(永眠)하지 못한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를 전후한 친노(親盧) 강경파들의 반응은 [죽어서도 시체를 하이에나에게 뜯기는 정글이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현실을 보여줬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