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건조된지 27년 된 중고 여객선 들여와""이미 수명다한 여객선 무리하게 증축, 정원 늘려"
  • 30일 오전 9시 11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유람선 바캉스호가 좌초되자 인근 어선이 현장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 연합뉴스
    ▲ 30일 오전 9시 11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유람선 바캉스호가 좌초되자 인근 어선이 현장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 연합뉴스


    30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좌초한 유람선이, 애당초 주민들이 '안전성 문제'로 운항 반대를 했던 여객선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4분께 관광객 104명과 선원 5명 등 총 109명이 승선한 홍도크루즈 협업 소속 171t급 유람선 바캉스호가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선착장 앞 200m 해상에서 좌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승객 2명이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인근에 있던 유람선 3척과 어선 2척이 동원돼 인명구조에 나섰고, 승객들은 긴급 출동한 해경 등에 의해 전원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캉스호는 500t급 바지선에 예인돼 목포항으로 이동한 상태.

    이날 오전 7시 20분에 출항해 9시 30분 입항 예정이었던 바캉스호는 수중 바위에 걸려 좌초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 여객선이 '안전사고' 우려로 주민들의 반발을 산 전력이 있었다는 데 있다.

  • 홍도 앞바다 전경.   ⓒ 뉴데일리
    ▲ 홍도 앞바다 전경. ⓒ 뉴데일리



    ◈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주민만 발 동동


    지난 4월 30일 김OO씨 등 흑산면 홍도리 주민 70여 명은 해운업체 홍도크루즈가 신청한 유람선 운항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청원서를 목포해경에 제출했다.

    이들은 "홍도크루즈는 건조된 지 27년이 넘은 중고 여객선을 일본에서 들여왔다"며 "이미 수명을 다한 여객선을 무리하게 증축해 선박검사를 통과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1987년 건조된 이 여객선은 증·개축작업을 거쳐 승선 정원을 350명에서 500명으로 늘린 뒤 지난 5월 유람선 운항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선박검사를 담당한 선박안전기술공단 사천지부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선박검사를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홍도에서는 1985년 7월, 37명을 태운 관광유람선 신안2호가 기관 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다 암초에 부딪혀 침몰, 승객 18명이 죽거나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

    연간 20만~3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홍도에는 현재 9대의 유람선이 하루 평균 3차례 운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