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유족, 영정 철수하는 일반인 유족에 폭언! 흥분한 유족, 기자도 폭행
  • ▲ 29일 오후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장종렬 위원장(오른쪽)과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29일 오후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장종렬 위원장(오른쪽)과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영정을 빼는 것이)
    건물을 빼는 것이냐.
    왜 이렇게 절차가 복잡
    하냐.

       -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족, 29일 '정부합동분향소 현장지원반' 천막에서


    개XX들, 남기고 가는 영정만 있어봐라.
    불쏘시개로 쓰겠다.

       - 안산 단원고 학생 유족, 29일 '유족 대책위 현장 상황실' 컨테이너 앞에서


    29일 오후,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와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단원고 학생 희생자 대책위> 사이의 쌓여있던 갈등이 폭발했다.

    양측의 갈등은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가 31명의 영정을 철수, 이미 일부 일반인 유족들이 영정을 옮겨 놓은 인천시청 분향소로 옮기는 것을 지난 28일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 예고됐다.

    이날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를 실은 전세버스 1대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희생자 정부 합동분양소 앞에 도착했다.

    일반인 유가족들은 버스에서 내릴 때부터, 떠나간 가족의 이름을 부르고 울먹이며 오열했다.

    현장에 도착한 일반인 유족 중 일부는 정부합동분향소 현장지원반 천막으로 발걸음을 옮긴 뒤,
    영정철수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일반인 희생자 유족들은 합동분양소 안으로 이동해 끝모를 오열을 이어갔다.

    곳곳에서 실랑이도 벌어졌다.
    한 남성은 "나는 유족이 아니다. 잡지 마라. 저걸(영정) 다 빼서 가져가겠다"며 합동분양소에서 고성을 지르고, 현장에 있던 단원고 학생 희생자 대책위와 언쟁을 벌였다.

    일반인 유족 대책위와 단원고 유족 대책위간 쌓인 불신과 상대방에 대한 분노는,
    엉뚱하게도 현장을 취재 중이던 기자들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다.

    특히 단원고 유가족 대책위 관계자들은,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국정원에서 나왔느냐"는 상식 밖의 반응을 보이면서,
    취재진을 행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현장을 취재한 본지 기자의 경우,
    합동분향소에서 영정을 들고 나오던 일반인 여성 유족에게 얼굴을 맞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 ▲ 29일 오후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나오며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오후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나오며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기자는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며 연신 "억울하다"고 오열하는 여성 유가족에게,
    "무엇이 억울하신지 말씀해 주시지요"
    라고 질문했다.

    그러나 기자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한성식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 부위원장이 기자의 가방을 거칠게 잡아끌며 "반말하냐"고 소리쳤다.

    이를 바라보던 노란 손수건을 들고 있던 한 여성 유족은 기자에게 다가와 얼굴을 때렸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반말 시비’에 억울하고, 날아오는 ‘주먹’에 아팠지만,
    기자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참았다.

    이 당혹스런 ‘기자폭행 사건’은,
    정명교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이 본지 기자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날, 장종열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 위원장은 이렇게 비통함을 전했다.

    "부모 형제 자녀를 참사로 잃은 애통함이 사라지기도 전에,
    (단원고)유가족으로부터 대못을 박히는 일이 벌어졌다
    .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태를 야기한 모든 책임은 안산 단원고학생 대책위에 있으며
    ,
    그 결과로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는 영정을 모시고 안산분향소를 떠난다."


    그의 분노는 이어졌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이 일반인 희생자 유족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놓고,
    지금까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

    영정 철수에 따른 책임은 모두 단원고 학생 희생자 대책위에 있다."


    요구사항도 쏟아냈다.

    "우리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지도 않았는데,
    우리 측이 재합의안을 수용했다는 유언비어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한 속내를 말해달라.

    이 같은 유언비어, 명예훼손, 허위사실을 날조한 책임을 (단원고학생 대책위가) 반드시 져야한다."


    앞서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지난 23일 오후 고려대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취임 후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김 대표는 특별법안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줄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며 종이 한 장을 꺼내 '청와대'라는 글자를 써서 보여줬고, 이후 바로 일반인 희생자들의 입장이 정리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유경근 대변인"일반인 희생자 유가족과 만났다는 것은 착각이었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청와대 쪽지]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장종열 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단원고 학생들의 영정이 안치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와 별도로 인천시청 일반인 합동분향소에 일반인 희생자의 영정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