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의원 수행원 폭행 논란 때는 "당장 사과" "엄벌" 촉구해놓고는
  •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이종현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일으킨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23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서에 출석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넘도록 묵묵무답으로 일관하던 김현 의원이,
    [기습 출석]
    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대리기사가 조사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찰이 수사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을 때
    선수를 친 것 아니겠느냐"
    고 분석했다.

    김현 의원은,
    경찰서에 기습 출석하며,
    그 배경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빨리 오는 것도 방법"이라고 짧막히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찰서 출석 전,
    [참고인 조사에 임하며]
    라는 보도자료를 낸 그는,
    "대리기사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다 돼서야
    비로소 피해자에게 사과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김현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만 해도 일부 매체와의 통화에서
    "잘못이 없으며 사과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었다.


  • ▲ 대리기사 집단폭행 현장에 있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채널A 방송화면 中
    ▲ 대리기사 집단폭행 현장에 있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채널A 방송화면 中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사과의 시기도 늦었을 뿐더러,
    진의 여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김현 의원이
    이날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반말 등을 했다거나,
    직분을 활용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점은 사실이 아니다"
    라고
    주장한 점도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시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현 의원은 현장에서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등 막말을 내뱉고,
    경찰이 출동한 뒤 출동 경찰관에게 국회의원 명함을 보여주며
    "지구대로 가지 말고 형사계로 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폭행 당장 사과하라"던 그가...


    특히 김현 의원은
    과거 국회의원의 갑(甲)질과 폭력행위 등에 대해
    엄격한 자세로 사과를 촉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자
    네티즌 사이에선 김현 의원의 태도를 놓고,
    [이중 잣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김현 의원은,
    통합민주당 부대변인이던 지난 2008년 6월,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수행원의 시민 집단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을 집단폭행한 것도 황당한데,
    출동한 경찰에게 안하무인격으로 폭행당한 시민을
    불법연행하도록 지시까지 했다.

    지금은 '자신의 운전사 김모 비서도 폭행당했다'며
    거짓해명으로 책임을 면피하려 한다.

    김(충환) 의원은 피해자와 국민에게 당장 사과해야 하며,
    경찰은 집단폭행에 가담한 가해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한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수행원의 시민 집단폭행 의혹은
    시민 김모 씨가 먼저 선거 현장에 접근,
    "(미국산) 쇠고기나 똑바로 해결하라"며 고성을 질러 유세를 방해했고
    김충환 의원 측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광우뻥] 흑색선전에 매몰된 김모 씨는
    이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았다.

    그는 이후 좌파 세력의 터전인 다음 아고라에
    "이 사건을 그냥 넘기지 않겠다.
    저들을 굴복시키겠다"
    고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독재시대로 거꾸로 가고 있다"
    [MB 정권]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자 김충환 의원은
    논란이 발생한 이튿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시민이) 소리를 질러서 선거 연설을 의도적으로 방해했고
    유세차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도 못하도록 앞을 가로막았다"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유야 어찌됐건 저의 지역구에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상황에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즉시 사과했다.

    그리고 검찰은 이듬해,
    김충환 의원의 공동상해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이종현 기자


    선거 현장에서
    유세를 방해하던 시민을 제지하며 발생한 쌍방 폭행 논란에
    "피해자와 국민에게 당장 사과하라.
    경찰은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에 처하라"고 요구했던 장본인이,
    바로 김현 의원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일행이
    대리기사를 일방적으로 집단폭행한 사건에 대해서는
    [석고대죄(
    席藁待罪)]로도 모자랄 판이다.

    또 경찰의 철저한 조사에 적극 협조해
    가해자들이 엄벌에 처해지도록 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현 의원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실망을 넘어 환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는 평이다.

    이번에 억울하게 두들겨 맞은 대리기사는,
    다음 아고라에 정치색 가득한 선동성 글을 올렸던 시민과는 다른 진짜 피해자다.

    이번에 폭행당한 대리기사는,
    "정치적인 것은 모른다"
    전치 4주의 큰 부상을 당해 입원해 있는 와중에서도
    "모두들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동종업 종사자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대리기사를 세월호 유가족들은 
    "국정원 직원이 아니냐"
    며 집단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며,
    대리기사를 30분 넘게 기다리게 했던 김현 의원이
    "난 안 때렸다"는 한마디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 ▲ 사진 출처: 김현 블로그 中
    ▲ 사진 출처: 김현 블로그 中


    "구급대원, 왜 폭행하느냐" 대리기사는?


    [대리기사 폭행사건] 이후
    김현 의원은 사건 이후로 일체의 SNS 활동을 중단했다.
    그런 가운데 그가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올린 포스팅은 공교롭게도
    [당신을 구하러 온 구급대원, 왜 폭행하십니까]였다.

    해당 포스팅에서 김현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촌각을 다투면서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감사 인사는커녕 폭행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구급대원 폭행 피의자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통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김현 의원을 비웃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포스팅에
    "당신을 태우러 온 대리기사, 왜 폭행하십니까"
    "구급대원은 폭행하면 안 되고 대리기사는 폭행해도 되는 거냐"라고
    항의의 덧글을 달고 있다.


  • ▲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의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 연루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의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 연루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재훈 기자

    ◆ 경찰서 기습 출석! 향후 수사 전망은?


    23일 오후 김현 의원이 영등포 경찰서에
    [기습 출석]한 속내를 둘러싸고,
    경찰이 그의 신분을 참고인에게 피의자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18일 YTN 방송 프로그램 [뉴스인]에 출연해
    "김현 의원은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발언으로
    (집단폭행) 사건을 유발시킨 사람이기 때문에
    참고인이 아닌 공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특히 김진태 의원은
    "현장에 있으면서 싸움을 유발하거나 옆에서 도우면
    폭력행위의 공동범이므로 입건하는 게 원칙"
    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깡통진보> 찬양 발언을 많이 해온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김현 의원의 범죄 혐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표창원 전 교수는,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를
    30분 넘게 대기시키다가 떠나려는 것을 힘으로 막는 것은

    형법상 업무방해의 책임을 물을 수 있어 보인다.

    더구나 국회의원의 지위와 힘을 내세웠다면
    아주 질 나쁜 갑질"
    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충환 의원 수행원의 폭행] 논란 때나
    [구급대원의 폭행 논란]에 있어서나
    즉각적인 사과는 물론,
    [철저한 조사와 엄벌 처벌]을 강조해 온 김현 의원.

    이제 그 자신이 집단폭행에 연루된 가운데,
    가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지우기 위한 참고인 신분 경찰 조사에 마지못해 응하고,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남에게는 서릿발 같고 자신에게는 봄바람 같은] 이중잣대에
    의아해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김현 의원의 뒤늦은 사과에서도
    [진정한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데 있다.

    을중의 을인 대리기사가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진정한 갑(甲) 중의 갑(甲)은
    [친노(親盧) 강경파]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