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달에 한 번꼴로 國外…재임 중 인연 맺은 국가 단체들 강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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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1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퇴임 후 비로소 이뤄진다.
    재임 때는 현재진행형인 업무가 많아 공과(功過)를 가리기 어려운 측면이 크다. 업적평가가 퇴임 이후를 기점으로 진행되는 것도 이러한 뜻에서다. 국민들은 자신이 뽑은 대통령의 퇴임 후 삶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현직 대통령 시절 쉽게 비춰지지 않았던 대통령 ‘개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말에 접어들 때면 청와대 관저에서 퇴임 후 모습을 미리 그리고 또 많은 공을 들였다.

    앞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고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도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현직 대통령시절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경제’를 외쳤던 이 전 대통령의 삶이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2

    박근혜 정부 2년차.
    직전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 외부활동이 조심스럽다. 괜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는 현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4대강, 원자력 비리 등 예민한 문제들도 많다.

    그의 행보는 자연스럽게 국외(國外)로 쏠린다.

    이 전 대통령은 보통 서너 달에 한 번꼴로 해외에 나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대통령 재임 중 인연을 맺었던 국가의 경제인 단체들의 강연 초청이 많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이나 중남미 등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나라에서는 기업가에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의 성공신화를 ‘롤모델’로 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전 대통령 주변에서는 오는 연말이나 내년 초 출간되는 저서를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대중 앞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저서 출간이 활동재개의 ‘신호탄’격인 셈이다.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3

    23일 오전 8시40분 인천국제공항.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차가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차례로 내리자 10여명의 경호 및 수행원들이 뒤를 따랐다. 현직 때보다 조금 마른 얼굴이지만 쾌활한 모습은 여전하다.

    VIP 라운지로 입장하는 이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그래요. 악수!”

    힘차게 오른 손을 내민다. 스타일은 한층 젊어졌다. 남색 계열에 몸에 꼭 맞게 피트(Fit)된 정장에 톤이 다운된 보랏빛 계열의 타이를 매치했다. 한 손에 든 낡은 서류가방도 눈에 띤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 운동을 많이 하시느냐”는 질문에는 특유의 웃음과 함께 대답했다.
    “허허허, 운동은 요즘 테니스도 하고 골프도 하고…”

    옆에 선 김 여사의 스타일링도 현직 때와는 사뭇 다르다. 흰 블라우스에 소매깃과 칼라 부분은 검정색으로 포인트로 줬고 검정색 9부 슬랙스와 매치했다.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베이지색 발렌시아가 가방도 눈에 띤다.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4

    23일 오전 9시10분 인천국제공항.
    이날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출국하는 날이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기독실업인회(CBMC) 본회가 주최하는 ‘세계 CBMC 회의(World CBMC Convention)’의 참석차 이뤄진 일정이다.

    수행팀은 단출했다. MB정부 시절 관료나 수석은 없다. 비서실 참모 몇몇만 동행했다.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정도가 미국 현지에서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탑승구로 향하는 이 대통령에게 최근 4대강 사업으로 홍수 피해가 줄었다는 분석에 관해 물었다.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기는 이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훗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23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 전 대통령은 애틀랜타에서 사흘간 머물며 CBMC 한국지회 회원, 교민 대표들과 각각 간담회를 하며 26일 올랜도로 이동한다. 이어 27일에는 CMBC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치고 28일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 전 대통령의 방미는 퇴임 직후인 지난해 4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텍사스주 댈러스를 방문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친이계 인사인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과 김영우 수석대변인의 취임을 축하하는 만찬을 가졌다.

     

    사진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