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장 루이 프로망 기획, 창조적 영감 불어넣은 장소 10곳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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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디자이너 샤넬의 생애가 담긴 전시 <문화 샤넬전-장소의 정신>이 오는 10월 5일까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이전에 모스크바, 상하이, 파리 등에서 개최된 바 있는 문화 샤넬전의 큐레이터 <장 루이 프로망>이 다시 한 번 기획을 맡았다.문화 샤넬전-장소의 정신은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의 삶의 여정 속 창조적 영감을 불어 넣은 특별한 장소들을 총 10개의 전시 공간에 나눠 각각의 장소가 샤넬의 패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명했다.샤넬의 패션, 주얼리, 시계, 향수 등은 물론 500점 이상의 사진과 책, 오브제, 원고 기록, 예술 작품 등을 통해 20세기 최고의 아티스트이자 가장 오래 기억되는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인물의 삶을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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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생전에 “나는 항상 길을 떠났다. 권태가 마음속 깊이 똬리를 트는 게 느껴질 때면, 나는 떠났다”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방랑의 삶을 살았다.가브리엘 샤넬이 태어난 1883년 프랑스 농촌은 샤넬이 완고하고 근면하며 자연을 사랑하는 성향을 갖게 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행상인 아버지로부터 버려져 유년 시절을 보냈던 오바진 수도원은 고달픈 삶을 벗어나고자 하는 생존 본능, 자유를 향한 갈망을 품게 했다.뿐만 아니라 수도원 생활은 수녀복과 하얀 칼라에 검은색 작업복으로 디자인된 고아원복의 절제된 순수성, 샤넬의 시그니처가 된 [더블C] 등 훗날 샤넬 스타일의 정수가 되는 것들을 끌어낸 곳이기도 하다.샤넬은 상류층 사회를 처음 접하게 된 르와알리유에에서 사교계 여성들의 스타일을 관찰하고 빠르게 깨우치며 운명적 사랑의 상대이기도 한 영국인 사업가 아서 카펠의 지원을 받아 [샤넬 모드]라는 모자 전문점을 열고 첫 성공을 거둔다.과거로부터 답습된 스타일이 아닌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여성에게 활동성을 부과하는 모던한 패션을 창조해내고자 한 샤넬은 디자이너로서 점차 성장하며 현대 여성의 자태를 드러내는 아이콘이 된다.러시아 황제의 사촌 드미트리 파블로비치 대공과 연인 관계로 있으면서 러시아식 상상력으로 창작 세계를 채워갔던 1920년대에는 옛 러시아 황실 조향사였던 <에르네스트 보>와 함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샤넬의 대명사가 된 [샤넬 N°5]를 제조하게 된다.샤넬이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작업에 몰두하며 패션쇼를 열기도 하고 친한 지인들과 시간을 보냈던 파리 깡봉가 31번지의 [샤넬 하우스] 역시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더불어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로 손꼽히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이 샤넬 N°5를 소재로 작업한 실크 스크린 작품도 전시됐다.문화 샤넬전은 패션이라는 이름 안에 다 담을 수 없는 스타일을 창조한 예술가이자 방랑자로 살아간 마드모아젤 샤넬의 여정을 따라 걷게 한다.머무르는 곳에 내린 삶의 뿌리와 관계 속에서 시대의 틀을 깨는 여성 복식을 탄생시킨 이 디자이너에게 방랑은 어쩌면 숙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10개의 특별한 장소로 나뉜 전시 공간 외에 샤넬 광고 영상들을 볼 수 있는 영상실과 관련 도서들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전시품마다 QR코드가 배치돼 각자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 가능하며 입장료는 무료다.[사진 = 러브즈뷰티 DB, DD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