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 '장군님 좋아하는 것은 다 좋아하라' 반강요 학습…주민들은 선전내용 노골적으로 조롱, 간부들도 쓴웃음 짓고 있어"

  • 최근 북한이 공개한 '김정은이 좋아하는 몇가지'에 북한의 혁명 가요이자 6.25전쟁 당시 인민군 군가인 '적기가'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적기가'는 내란음모·선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모임에서 부른 노래로 알려졌다.

  • [사진 = 자유북한방송]

    자유북한방송은 지난 19일 "인민들 속에 들어가는 것,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것을 대담하게 해보는 것, 군사와 총대, 군인들 속에 있는 것, 흥겹게 노는 것, 방어가 아니라 공격, '적기가' 등 23가지 '김정은이 좋아하는 것'의 자료를 온라인지면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자료는 자유북한방송이 전날 한 신의주 소식통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자유북한방송에 "지난달 초부터 위대성 교양자료를 일반 주민들에게 배포한데 이어 요즘에는 김정일이 김정은을 '위인'으로 칭찬했다는 지시문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며 "오래전에 김일성이 김정일을 후계자를 내세우기 위해 써오던 방법들이 지금도 재현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자유북한방송은 "1992년 2월 김일성이 김정일의 생일을 맞아 직접 지었다는 '위인칭송가'가 배포되었듯이 최근에는 김정일이 김정은을 내세우기 위해 만들어낸 억지들이 정교하게 문서화 돼 공개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위대성 자료가 배포될 때마다 늘 그러하듯이 최근 '장군님께서 좋아하는 몇가지'라는 자료를 가지고도 '장군님처럼 살고 장군님이 좋아하는 것은 다 좋아해야 한다'는 식의 반 강요의 학습이 진행되고 있다.

    학습에 참가한 주민들은 몇가지중에서 '별다른 음식을 동지들과 함께 나누는 것'과 '흥겹게 노는 것'을 꼬집어 비난들을 하고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이 소식통의 주장을 인용, "북한주민들 속에서는 최근 노동당에서 배포된 교양자료나 선전자료에서 특권층에 해당되는 것과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부분을 분류해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것이 유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 중에는 '먹고살 걱정에 언제 흥겹게 놀 시간이 있냐', '별다른 음식을 나눈다는데 나눈게 뭐가 있나'라고 비꼬는 등 선전내용을 야유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며 "심지어 간부들도 현재 생활과 차이나는 자료내용을 학습하면서 쓴웃음을 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개된 '김정은이 좋아하는 것'에는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모임에서 제창했다는 '적기가' 도 포함됐다.

    2012년 탈북한 김철수(가명) 씨는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적기가는 북한에서 '처형가'로도 통용된다. 그 이유가 공개처형 할 때에는 반드시 이 노래가 울리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간첩 혐의로 처형되는 장소에서는 이 노래는 필수"라며 "적기가는 인민학교 때부터 배운다. 공부하러 갈 때도 학급 전체가 줄을 맞춰 행진가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뉴포커스에 따르면, '300만 아사자'를 빚어낸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 정권은 전체 북한주민들에게 "적기가를 높이 부르며 오늘의 이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고 선전했다고 한다.

    김일성 사망 후 새해 때마다 당중앙위원회 사설들에서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당은 수령님이 넘겨준 적기가를 높이 부르며 사회주의를 고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는 것.

    적기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민중의 기 붉은기는 전사의 시체를 싼다
    시체가 식어 굳기 전에 혈조는 깃발을 물들인다
    높이 들어라 붉은 기발은 그 밑에서 굳게 맹세해
    비겁한 자야 갈라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기를 지키리라

    원쑤와의 혈전에서 붉은기를 버린 놈이 누구냐
    돈과 직위에 꼬임을 받은 더럽고도 비겁한 그놈들이다

    붉은 기를 높이 들고 우리는 나가길 맹세해
    오너라 감옥아 단두애야 이것이 고별의 노래란다
    높이 들어라 붉은 깃발을 그 밑에서 굳게 맹세해
    비겁한 자야 갈라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 기를 지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