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에서 풀겠다는 이광종 전술 50%의 성공
  • ▲ 전반 20분 상대의 거친 수비에 김신욱이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호소했다.ⓒ정상윤 기자
    ▲ 전반 20분 상대의 거친 수비에 김신욱이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호소했다.ⓒ정상윤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A조 예선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예선 2차전에서 1대0으로 어렵게 경기를 이겼다.대표팀은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 11분 김승대(23·포항 스틸러스)의 선취골과 골키퍼 김승규(24·울산 현대)의 선방에 힘입어 승리를 챙겼다. 

    이날 공격의 중심은 김신욱(26·울산 현대)이었다. 미드필더가 김신욱에게 공을 연결하면 김신욱은 양쪽 측면 공격수를 선택해 패스를 한 뒤 헤딩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신욱이 자리를 잡는 동안 측면 공격수들은 사우디 수비를 피해 패스를 올렸지만 김신욱의 큰 키를 향해 제대로 올라오는 패스가 없었다. 낮게 올라오는 측면 크로스가 대부분이었고 사우디 수비에 가로막혔다. 

  • ▲ 위치 선정을 위해 사우디 수비수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김신욱 선수.ⓒ정상윤 기자
    ▲ 위치 선정을 위해 사우디 수비수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김신욱 선수.ⓒ정상윤 기자


    김신욱의 장점인 큰 키를 이용하기 위해서 대표팀에게 필요한 건 낮고 빠른 크로스가 아닌 높은 패스였다. 이광종 감독(50)은 지난 16일 사우디와의 경기를 대비하면서 측면 공격수들에게 높고 긴 크로스 패스를 많이 요구했다. 하지만 결국 이날도 그런 크로스 패스는 나오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이광종 감독은 "크로스 부분은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다. 경기를 가지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훈련을 통해 최대한 개선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반 11분 김승대(23·포항 스틸러스)의 선취골은 사우디 골키퍼의 실수가 만든 골이었다. 김승대는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낮고 빠른 패스로 연결했고 공은 누구의 머리에도 누구의 발에도 맞지 않고 그대로 골대로 들어갔다. 

    실제로 사우디 수비수의 자책골로 기록된 이 골은 2분 뒤 김승대의 골로 정정됐다. 김신욱은 전반 20분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이종호(22·전남 드래곤즈)가 김신욱을 대신해 공격수로 나섰다.이종호는 김신욱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 ▲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광종 감독.ⓒ정상윤 기자
    ▲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광종 감독.ⓒ정상윤 기자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를 연결해주고 헤딩슛 공간을 만드는 김신욱의 부재가 상당히 커 보였다. 이광종 감독(50)은 무릎 부상을 당한 윤일록(22·FC서울)을 빼고 그 자리에 공격수 이용재(23·V바렌 나가사키)를 투입했다. 김신욱의 빈자리에 이종호·이용재를 모두 기용한 것이다. 

    이광종 감독이 선택한 이종호와 이용재는 후반 내내 좋은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7분 이종호의 패스를 받은 이용재의 슈팅이 골대 옆 그물을 때렸다. 이게 유일한 유효슈팅이었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광종 감독은 지난 16일 훈련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을 공격적인 포지션에 배치할 것이다"라고 이날 경기의 전술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측면 공격수의 돌파와 크로스를 김신욱의 큰 키로 마무리하려고 했던 기존 전술에 변화를 주려 했던 것이었다. 

    이광종 감독은 "중원에서 만든 찬스는 많았지만 우리 공격진이 결정을 짓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중원에서 짦은 패스와 돌파로 공격을 풀어가겠다는 이광종 감독의 새로운 전술을 이날 50% 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