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 상관 이 모소령…협박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등 6가지 혐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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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이 지난 2010년 강원도 한 야산에서 자살한 27사단 소속 여군 심모(당시 25) 중위 사건을 재수한 결과 가혹행위를 한 상관 이모 소령(45)을 16일 불구속 기소했다.

    육군 관계자는 “27사단 심 중위 사망사건과 관련 육군본부 보통검찰부가 지난 6월 24일부터 9월 16일까지 재조사한 결과 당시 대대장이던 이 소령이 고 심 중위에 대해 가혹행위가 확인됐다”며 “이 소령은 어제부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다음달 첫 재판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대대장이던 이 소령이 심 중위를 지속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드러났다.군 검찰이 이 소령에게 적용한 혐의는 직권 남용 가혹행위, 직권 남용 권리행사 방해, 협박 등 6가지로 다만 이 소령의 성추행 등 성군기 위반은 목격자 진술로는 충분치 않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육군에 따르면 이 소령은 심 중위가 한 병사와 교제한 사실을 인지한 뒤 진술서 작성을 과도하게 강요했다. 또 이 사실을 외부로 알리지 않은 채 장기복무와 관련해 “내 바짓가랑이에 매달려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관리 명목하에 오전과 오후를 가리지 않고 1~2시간씩 대대장실에서 문을 걸어 닫고 단둘이 면담을 진행했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단둘이 등산 가는 것을 강요했다. 또한 평일과 주말, 일과 시간과 심야시간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위치보고를 이유로 문자나 전화를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 소령은 심 중위에게 500여건의 문자와 500여건의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이 소령이 여성 장교 성희롱 혐의로 징계를 받음에 따라 심 중위의 사망 역시 성희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고, 이후 육군은 뒤늦게 재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군 당국은 4년 전 심 중위 사건을 조사하면서 사귀던 병사와 결별을 이유로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육군 관계자는 “최초 조사에서는 심 중위와 이 소령과의 문제를 조사하지 않아 사망원인을 남자친구와의 결별로 판단했다”며 “이후 수사에서 개인적인 이유보다는 부대 내 문제가 원인이 된 것으로 확인돼 국방부에서 심 중위에 대한 순직여부를 재심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심중위는 강원도 화천의 27사단에서 근무하던 중 2010년 3월 20일 부대 인근 야산에서 군화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