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파트 반상회서 주민 윤OO씨와 난투극...난방비 문제가 화근?윤씨가 폭행혐의로 고소하자, 김부선 "내가 먼저 맞아" 정당방위 주장

  • 유명 여배우가 아파트 반상회에서 주민들과 격투를 벌이다 형사 입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영화배우 김부선. 해당 사건을 최초 보도한 매체는 종합편성채널 JTBC였다.

    JTBC는 지난 14일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영화배우 김부선 씨가 지난 12일 오후 아파트 반상회에서 이웃 주민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부선이 여러 차례 윤OO씨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얼굴을 다친 주민 윤씨는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윤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김부선 씨가 안건에 없던 '아파트 증축'을 주장해 이를 중단하라고 했더니 자신을 때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방송 기사만 보면 '가해자는 김부선', '피해자는 윤씨'로 간단히 정리되는 내용이었다. 이전에도 대마초의 효능(?)을 가감없이 발언해 논란을 빚었던 김부선. 평소 괄괄한 이미지가 강했던 터라 김부선이 연루된 사건을 '황당무계한 촌극' 정도로 치부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다수의 언론도 '김부선 폭행' 같은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달고, 김부선을 가해자로 몰아가는 논조를 보였다.

    하지만 김부선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기술하면서 상황이 전도되기 시작했다.



  • 김부선은 14일 "무뿌리 먹는년 따로 있고 인삼뿌리 먹는년 따로 있다더니 2년간 아파트 비리 혼자 다 밝히고 전,부녀회장에게 매맞고 자칫 폭력범으로 몰려 피박쓰고 신문나게 생겼다"며 이번 사건의 중심에 '아파트 비리'가 자리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김부선은 "폭력 사건이 발생한 지난 12일, 성동구의 모 아파트 반상회에서 난방 비리에 대한 진실을 주민들에게 폭로하려는 순간, 윤씨 등이 난입해 폭언-폭력을 가하고 (자신의)입을 막은 것"이라며 사실상 자신이 '피해자'임을 역설했다.

    이어 자신 역시 윤씨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상흔'을 찍어 올린 김부선.

    흉기로 전 부녀회장 윤OO. 핸드폰으로 먼저 날 쳤습니다. 그순간 원투를 본능적으로 날리면서 방어한거 같습니다. 근데 내가 더 상처가 큽니다. 젠장.


  • 나아가 김부선은 수년간 난방비를 내지 않은 아파트 주민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관련 기사를 올리는 등,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김부선이 링크시킨 기사는 "아파트 같은 단지 내 한집은 난방비가 0원, 다른 집은 폭탄"이라는 내용을 담은 경제 기사였다.

    이것이 사건의 본질입니다. 우리아파트의 실태입니다. 이걸 고발했다고 저짓들을 합니다.


  • 김부선의 폭로는 이어졌다.

    우리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지난 17년간 난방비 한푼도 안내고 도열했습니다. 거기엔 동대표들도 있고 아파트선관위원장도 있습니다. 또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저명한 인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구하나 처벌받거나 토해내지 않습니다. 구역질 나는 조국 대한민국 입니다!


  • 17년간 난방비를 한푼도 내지 않은 주민이 있다?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앙난방 아파트의 난방비는 입주자 전체가 공동 부담토록 돼 있다. 그런데 누구는 난방비를 내고 누구는 난방비를 내지 않는 일이 수년째 반복돼 왔다면, 누군가 계량기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난방비 관리 집계를 허술하게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이 김부선이 말한 '아파트 난방 비리' 실태였다.

    사실 김부선은 오래 전부터 (자신이 거주하는)옥수동 아파트의 불공평한 난방비 부과 건을 문제 삼아왔다. 2012년 3월에는 "아파트 일부 가구의 난방비가 실제 사용량보다 낮게 부과됐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구청이 실태 조사를 벌였지만 실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곽재웅 전 서울시의원이 동일한 '관리비 비리 의혹'을 제기하자 서울시가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곽 전 시의원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해당 아파트의 겨울철 난방비 실태를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간에 부과된 난방비 1만4,472건 중 사용량이 '0'로 표시된 사례가 300건이나 됐고, 난방비가 9만원 이하인 사례는 2,398건으로 집계됐다. 참고로 이 아파트 전체 세대의 난방비 평균은 18만원이다. 평균치의 절반도 안되는 난방비가 2천여건 이상 부과된 것. 이는 특정 세대가 사용하는 난방비를 고스란히 다른 세대에서 물고 있음을 의미하는 수치다.

    이같은 결과를 받아본 성동구청은 지난 5월 성동경찰서에 사건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계량기를 고의로 파손한 흔적은 보이지 않으나, 고장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동경찰서는 아파트 주민 윤OO씨가 고소한 폭행 사건을 접수, 조만간 김부선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혐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가해자로 몰린 김부선은 "전 부녀회장인 윤씨가 먼저 폭언과 폭행을 했다"면서 "오히려 상대편으로부터 협박과 허위사실 유포, 게다가 명예훼손까지 당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진 = 김부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