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윤회, 세월호참사 당일 '제 3의 인물' 만났다"휴대폰 발신지 추적 결과, 서울 강북 모처에 머물러
  • 세월호 참사 당일 정윤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다른 지인(한학자)을 만났다.


    한 보수단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가토 타쓰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최근 정윤회와 그의 지인인 한학자를 불러 조사한 결과, 두 사람이 세월호 참사 당일(4월 16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정윤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로 정계에 입문할 당시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인물.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으나, 박지원 등 일부 야권 인사들은 여전히 그를 박지만 EG 회장,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과 함께 여권 내 '그림자 실세'로 간주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에서 서울지국장을 맡고 있는 가토 타쓰야는 지난달 3일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朴槿恵大統領が旅客船沈没当日、行方不明に…誰と会っていた?)"라는 제목의 서울발 르포기사를 산케이신문 지면에 실어 한일 양국에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가토 타쓰야는 이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당시 7시간 동안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사실이 불거져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한국에선 대통령의 '사생활 문제'일 것이라는 소문들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토 타쓰야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7월 18일에 보도된 조선일보의 기명 칼럼을 거론했다. 가토 타쓰야는 '대통령을 둘러싼 소문'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인용, "이 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이 접촉하는 특정 인물(정윤회)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증권가 루머에 의하면 이 소문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에 대한 얘기들로 점철돼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가 논란을 부추기자 자유수호청년단(단장 박완석)은 지난달 6일 "허위사실을 공연히 보도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망동을 저질렀다"며 가토 타쓰야를 검찰에 고발하고, 가토 지국장의 기사 번역본을 게재한 외신번역 사이트 '뉴스프로' 관계자와, 악성댓글을 단 네티즌도 함께 처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건을 접수한 검찰은 지난달 중순 정윤회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4월 1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모처에서 지인과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역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불려간 '정윤회의 지인(한학자)'도 "당시 서울 강북 모처에서 정윤회와 만나고 있었다"는 동일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 ▲청와대 출입기록 등을 참고해 가토 타쓰야의 기사를 '허위 보도'로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가토 타쓰야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정윤회가 지난 7월 "시사저널의 허위 보도로 개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기사를 작성한 시사저널의 모 취재팀장 등 기자 3명을 고소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시사저널은 지난 3월 25일 "박지만 EG 회장이 지난해 말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는데, 당시 미행을 지시한 이가 정윤회"라고 보도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시사저널은 "청와대 인사와 관련, 비서진 3인방이 박지만 회장 측 인사들을 견제하고 있다"며 여권 내에서 일종의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음을 주장했었다.

    [사진 = 채널A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