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위에 올려놓고 흔들기! 계속된 배신에 박영선 위원장 "나가는 수밖에 없다"
  • ▲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의 최근 한 달간 중대 당내 현안 관련 발언들. ⓒ정도원 기자
    ▲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의 최근 한 달간 중대 당내 현안 관련 발언들. ⓒ정도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전날 [탈당 고려]라는 강수를 꺼내든 데 이어
    15일에는 당무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 수모를 겪고 뭣하러 더 있느냐.
    쫓겨 나가느니 내가 나가겠다."

       - 박영선 위원장, 14일 측근 의원에게 발언


    당내 유일한 선출직인 박영선 위원장의 [당무 거부]
    15일 예정됐던 원내대책회의가 무산되고
    오전 내내 아무런 현안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는 등
    새정치민주연합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식물국회에 이어 [식물야당]이 등장한 셈이다.

    130석 제1야당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당권에 눈이 먼 [계파 수장들]의 욕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임하게 된 것은
    7·30 재·보궐선거 직후 지난달 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사항이다.

    의원총회 전에 박영선 위원장은 선수별 의원 모임 등을 가지며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었다.

    애초부터 박영선 위원장 체제는
    계파 수장들의 암묵적인 양해와 동의가 없었다면
    태동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각 계파는
    박영선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모든 일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었다.

    사다리 위에 올려놓고 밑에서 흔들어대는 셈이다.

    "이래도 반대, 저래도 반대,
    내가 무슨 일을 하겠느냐.

    (이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의중을 측근 의원들에게 털어놓은
    박영선 위원장은,
    1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계파 수장을 상대로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문제를 삼는 중진 의원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중진 의원은 당권 경쟁에만 몰입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각 계파 수장들은 현안이 있을 때마다,
    박영선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의원들의 여론을 살피며
    [인기 영합성 언동]
    을 일삼았다.

    오로지 [당권 경쟁]만을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그 과정에서 말을 바꾸는 경우도 빈번해
    박영선 위원장이 인간적인 회의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 ▲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의 최근 한 달간 중대 당내 현안 관련 발언들. ⓒ정도원 기자
    ▲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의 최근 한 달간 중대 당내 현안 관련 발언들. ⓒ정도원 기자

    대표적인 경우가
    [친노 강경파]의 수장 문재인 의원과
    [구민주계]의 수장 박지원 의원이다.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할 때마다,
    튀는 언행으로 야당을 뒤집어엎기에 여념이 없었다는 평이다.

    [안경환-이상돈] 공동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는
    박영선 위원장과 교감을 갖고 있었음에도
    막판에 당내 여론이 [아니다] 싶자,
    입을 씻고 돌아선 문재인 의원이다.

    이에 박영선 위원장은 큰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달 7일 첫 여야 원내대표간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가 이뤄졌을 때만 해도
    [야당의 큰 소득]이라며 박영선 위원장의 협상력을 추어올리다가,
    일부 세력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당내 소통이 부족했다]며 돌연 박영선 위원장을 꾸짖고 나섰다.

    [6인 회동]에서는
    공동 비대위원장 영입을 부결시키는데 주력했으면서도
    이에 회의감을 느낀 박영선 위원장이 탈당까지 고려한다고 하자,
    "신임투표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
    뜬금없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 ▲ 12일 저녁 6자 회동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각 계파 수장들과 박영선 위원장. ⓒ뉴데일리 사진부
    ▲ 12일 저녁 6자 회동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각 계파 수장들과 박영선 위원장. ⓒ뉴데일리 사진부

    박영선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박영선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사태 무렵에는

    이미 회의감이 극에 달해
    비대위원장직에 아무런 미련이 없었다"

    12일 저녁 [6자 회동]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박영선 위원장 :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하실 분을 찍어주시면
    그 분께 맡기겠다."

    참석한 계파 수장들 :
    "......"


    얼굴을 맞대고서는 [묵묵무답]이다가
    뒤돌아서면 원혜영·유인태·박병석 의원 등
    온갖 비대위원장 후보를 실명으로 거론하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다.

    박영선 위원장은,
    계파 수장들이 뒤에서 흔들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전면에 나서달라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위원장 :
    "6자 회동을 상설화해서
    앞으로 여기서 당무를 논의해서 결정하고 싶다."

    참석한 계파 수장들 :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계파 수장들은,
    아무런 당직이 없는 자신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고,
    계속 뒷말만 무성하게 늘어놓으니
    결국 박영선 위원장이 깊은 회의감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박지원 의원의 [신임투표] 운운 발언은
    1차 세월호 합의, 2차 세월호 재합의, 비대위원장 영입 등
    일련의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 박영선 위원장에게
    또 하나의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영선 위원장의 측근 의원은,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15일 다음과 같이 평했다.

    "한 달 조금 넘는 비대위원장 재임 기간 동안
    겪을 수 있는 흔들기와 당할 수 있는 배신은 다 당해봤다.

    당과 정치를 넘어,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느껴도 이상할 상황이 아니다.

    일을 이 지경에 이르게 만든 계파 수장들이
    책임지고 수습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