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세월오월 등장에 박원순 시장 일정까지 겹쳐, 교민접촉 차단 움직임까지
  •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0일부터 시작하는 캐나다와 미국 순방을 앞두고 청와대가 '경호'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UN총회 무대에 서는 미국 뉴욕에서의 일정은 북한 인권을 글로벌 이슈로 부상시켜야 하는 외교적 과제가 있는데다, 세월호를 빌미로 벌어지는 현지 한인단체의 시위가 예상돼 외교안보 파트는 상당히 예민한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재미 단체들은 박 대통령의 뉴욕 방문 시기에 맞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통령 규탄 시위를 벌인다.

    뉴욕 총영사관에서 시작되는 이 시위는 UN총회가 열리는 뉴욕 곳곳으로 이어지는 행진시위로 예정돼 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 홍성담 씨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사진)'을 UN본부 앞까지 들이밀 계획이다.

    이 그림은 박 대통령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허수아비로 묘사한 것으로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나왔다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 ▲ 홍성담 씨의 걸개그림 세월오월,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희화화해 논란을 빚은 이 그림을 뉴욕 일부 한인단체들이 시위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 ⓒ 자료사진
    ▲ 홍성담 씨의 걸개그림 세월오월,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희화화해 논란을 빚은 이 그림을 뉴욕 일부 한인단체들이 시위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 ⓒ 자료사진

    이 같은 시위를 통해 국제무대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을 뉴욕 현지에서 욕보이려 한다는 게 외교가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박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당시 벌어진 '부정선거' '대선불복' 현지 시위에 통합진보당이 깊숙히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경호실은 현지 경호당국이나 경찰들과 협조를 더욱 강화하고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현지 경호 책임을 맡은 미국 경호당국과 긴밀하게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작정 밀어붙이는 시위대를 피할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4대강 사업'을 규탄하는 시위에서 정체모를 사람들이 여기에 대응하다가 오히려 독일 현지 경찰에서 제지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오히려 정부가 시위단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해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하는 것이 이들 단체의 속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뉴욕방문에서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갈때마다 주최한 '동포간담회'를 마련하지 않은 것도 이런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UN총회처럼 다자 외교차원에서 이뤄지는 대통령 방문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개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지만, 한인 교포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 교민행사를 열지 않는 것은 가급적 현지 주민들과 접촉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박 대통령 뉴욕 방문 시점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뉴욕에 있다는 것도 예민한 문제다.

    박 시장은 박 대통령도 참석하는 UN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1일부터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 국가의 정상과 수도의 시장이 국제무대에 동시에 서는 것은 이례적으로 외교와 경호파트는 두 사람의 동선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쓰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