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후 '흡연 보도'에 SNS 들썩..다음날 아침 '기자회견'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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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월호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서 단식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상돈 교수는 단독 비대위원장이든 공동 비대위원장이든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세월호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서 단식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상돈 교수는 단독 비대위원장이든 공동 비대위원장이든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1. 대변인도 아닌데..정청래가 마이크 잡은 사연


    12일 오전,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원내 대변인이 있음에도 굳이 본인이 현안 브리핑을 하겠다며 마이크를 잡고 나선 것.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영입한다면 박영선 퇴진 투쟁을 불사하겠다."

    전날 이상돈 명예교수의 영입설이 나돌자 트윗으로 분개를 감추지 못했던 정 의원은 날이 밝기가 무섭게 곧장 국회로 들어와 '육성으로' 새민련 지도부를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정청래 의원이 박영선 새민련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을 비난하고 나서자, 관련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연단에서 분노의 일갈을 퍼붓는 정 의원의 얼굴은 포토기사의 좋은 소재가 됐다. 기자회견 직후 정 의원에 대한 기사 꼭지수가 십여개로 불어났다.

  • ▲ 세월호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서 단식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상돈 교수는 단독 비대위원장이든 공동 비대위원장이든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 금연표시 붙은 상가 골목길에서 태연자약 흡연


    11일 오후 11시. 뉴데일리에 의미심장한 기사 한 꼭지가 올라왔다. <정청래, 광화문광장 단식 농성 중 '몰래 흡연'>이라는 제하의 현장 스케치 기사였다.

    10일부터 정청래 새민련 의원의 단식 농성 현장을 밀착 마크하기 시작한 뉴데일리 취재진은 11일 새벽 우연히 정 의원의 수상한 거동을 포착했다. 오전 6시 50분경, 인근 커피숍 골목에 정차한 검은색 고급 승용차에 정 의원이 올라탄 뒤 30여분이 지나서야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인 것.

    창문이 진하게 선팅이 돼 있어 차 안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알 도리가 없었다. 단,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는 점을 볼 때 그 안에서 '대단히 중요한 행위'가 이뤄졌음은 분명해 보였다.

    7시 34분 차에서 내린 정 의원의 손에는 담배 한 갑이 들려 있었다. 21일째 쫄쫄 굶은 사람이 아침부터 담배를 필 생각을 한다는 점이 신기해보였고, 이른 시각 과연 어디에서 담뱃불을 붙일지도 궁금했다.

    알다시피 정 의원이 단식 중인 광화문 광장은 서울시 공식 금연 구역이다. 이곳에서 함부로 불을 붙였다간 과태료 10만원을 물기 십상이다. 광장을 벗어난 곳도 마찬가지다. 광장과 인접한 대부분의 상가는 '금연 건물'로 지정돼 있다. 당연히 상가 앞 골목길에도 '금연 표시'가 붙어 있다. 애연가들이 담배를 피우려면 건물 안에 지정된 흡연 구역을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정 의원은 으슥한 상가 골목길을 찾았다. 이곳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낸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불을 붙이고 연기를 들이켰다. 상당히 익숙한 포즈였다.

    그가 담배를 꺼내 문 장소는 할리스 커피숍 뒷문이 위치한 골목길이었다. 할리스 커피숍은 건물 전체가 '금연 구역'이다. 자연히 건물 앞 골목길도 '금연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물론 애연가들을 고려, 커피숍 3층에는 별도의 흡연실이 마련돼 있긴 하다. 하지만 흡연실로 가려면 3층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아침이라 그런지 정신도 몽롱하고, 밥을 굶어 다리에 힘도 없다. 그냥 여기에서 한 대 피우고 들어가자. 어차피 주위에 보는 사람도 없으니..


    이런 마음이었을까. 그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노상 흡연'을 했다. 평소 여타 시민들이 이곳에서 자주 흡연을 한다고 해서, 국회의원인 그도 담배를 피워도 괜찮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적어도 국회의원이라면 남이 보든, 보지 않든 철저히 법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다. 하지만 정 의원은 준법 의식이 투철하지 못한 여타 흡연가들처럼 '아무 생각없이'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이고 말았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3. 보도 직후 SNS만 난리..뉴스에선 찾아보기 힘들어


    정청래 의원의 흡연 장면이 뉴데일리 지면에 단독 보도되자 온라인이 발칵 뒤집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20여일 굶은 사람이 태연히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또 다른 네티즌은 광화문 광장을 수시로 횡단하는 그의 왕성한 체력에 혀를 내두르며 정말 곡기를 끊은 게 맞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가장 문제점으로 지목된 것은 금연 구역이 태반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노상 흡연'을 자행했다는 점. 한때 정부 여당과 각을 세웠다던 한 네티즌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심정"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흡연실을 놔두고, 상가 뒷골목에서 뻐끔뻐끔 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을,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이라고 두둔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높으신 분'들이 대중의 눈높이를 맞춰 '낮은 행보'를 보이는 건 언제나 대환영이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법까지 어긴다는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다수의 네티즌은 "국회의원이 공공질서를 함부로 여긴다는 사실은 그가 벌이고 있는 단식 농성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악재가 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반응은 SNS에서 뜨거웠다. 이들은 뉴데일리의 단독 기사를 퍼나르며 정청래 의원의 '소탈한' 일상 모습을 전파하는데 열을 올렸다. 이른 아침 관련 기사가 온라인을 도배하는 건 시간 문제로 보였다. 이때 정 의원 측에서 '신의 한 수'를 둔 듯 하다. 12일 오전 대변인이 맡아야 하는 현안 브리핑 회견을 자처하고 나선 것.

    이른 시각 그가 마이크를 쥔 속내는 정확히 예단키 어렵다. 분명한 것은 이날 기자회견 한방으로 뉴데일리의 단독 기사는 저 멀리 뒤로 밀렸다는 점이다. 이 시각 '정청래'라는 이름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기자회견을 갖는 정 의원의 기사들로 가득할 뿐,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뉴데일리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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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청래, 광화문광장 단식 농성 중 담배 뻐끔뻐끔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11일 오전 6시 50분 광화문 뒷골목에 정차한 카니발 차량. ⓒ뉴데일리

11일 오전 6시 50분. 제법 쌀쌀해진 공기를 가르고 검은색 제네시스와 카니발 차량 2대가 나란히 할리스 광화문점 뒷골목에 정차한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이어 편한 캐주얼 차림의 남성 2명이 차에서 내려 이순신 동상이 있는 광화문광장으로 향한다. 발걸음을 따라가보니 이들은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머물러 있는 단식 농성 천막으로 가고 있었다.

    6시 56분. 아직 잠이 덜 깬 듯, 정청래 의원이 다소 멍한 표정을 지으며 천막 밖으로 나왔다. 제네시스에서 내린 남성들은 십중팔구 정 의원의 보좌진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이들의 임무는 정 의원의 '단잠'을 깨우는 것이었을 터.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 할리스 광화문점의 내부 계단 모습(1층 문 앞). 3층 흡연실로 가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거듭 올라가야 한다.
    ▲ 보좌진 1명이 차량 밖을 지키고 서 있다.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