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감시단체 'SITE'가 입수해 공개한 스티븐 소트로프 참수살해 영상 [사진: ISIS 선전영상 캡쳐]
    ▲ 이슬람 감시단체 'SITE'가 입수해 공개한 스티븐 소트로프 참수살해 영상 [사진: ISIS 선전영상 캡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반인류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수니파 살라피스트 테러조직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가
    12일 만에 두 번째 미국인 기자를 살해했다.

    ISIS는 2일(현지시간), 타임지 기자로 알려진 스티븐 소트로프(31)를
    참수해 살해하는 동영상을 자신들의 선전용 SNS와 인터넷에 퍼트렸다고 한다.

    살해당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는
    타임지와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기사를 제공하는 프리랜서로,
    2013년 8월 시리아 북부에서 ISIS에 피랍된 것으로 알려졌다.

    ISIS가 유포한 참수 동영상에서
    스티븐 소트로프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미국인들, 여러분은 내가 누군지, 왜 여기에 있는지 알 것”이라며
    “美정부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ISIS는 스티븐 소트로프를 참수해 살해한 뒤
    ‘미국에 보내는 두 번째 메시지’를 남겼다.

  • 이슬람 감시단체 'SITE'가 입수해 공개한 스티븐 소트로프 참수살해 영상의 제목은 '미국에 보내는 두번째 메시지'다. [사진: ISIS 선전영상 캡쳐]
    ▲ 이슬람 감시단체 'SITE'가 입수해 공개한 스티븐 소트로프 참수살해 영상의 제목은 '미국에 보내는 두번째 메시지'다. [사진: ISIS 선전영상 캡쳐]

    ISIS 조직원은
    “오바마, ISIS를 향한 당신의 오만한 외교정책 때문에 다시 돌아왔다.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계속 쏜다면 우리는 너희를 계속 공격할 것”이라며
    “오바마는 물러나라!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라”고 소리쳤다.

    스티븐 소트로프를 살해한 ISIS 조직원이
    제임스 폴리를 살해한 인물과 동일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살해범 또한 영국식 억양의 영어를 사용했다.

    스티븐 소트로프를 참수해 살해한 ISIS 조직원은
    이어 세 번째 인질로 보이는 인물을 끌고 나왔다.
    ISIS는 이 세 번째 인질이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헤인즈’라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데이비드 카우손 헤인즈’가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그의 SNS 등에서 찾아낸 바에 따르면,
    11년의 군 경력을 가진 국제보안전문가로 구호단체 활동을 돕고 있었다고 한다.

  • ISIS가 두 번째 참수영상에서 공개한 세 번째 참수대상.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헤인즈라고 한다. [사진: ISIS 선전 동영상 캡쳐]
    ▲ ISIS가 두 번째 참수영상에서 공개한 세 번째 참수대상.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헤인즈라고 한다. [사진: ISIS 선전 동영상 캡쳐]

    ISIS가 이 같이 미국인 기자들을 참수해 살해한 데 이어
    다음 번 참수대상으로 영국인을 꼽자
    미국은 물론 영국 여론도 ISIS를 응징해야 한다는 쪽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다.

    미국은 일단 이라크에 병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오바마 정부는 2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와 바그다드에 있는 美공관을 지키기 위해
    350여 명의 경계 병력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파병되면 이라크 내 미군 수는 820여 명이 된다.

    오바마 美대통령은 이날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웨일스로 떠났다.

    오바마 美대통령은 “ISIS를 응징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의 압박에 따라
    나토 동맹국들에게 ISIS 소탕을 위한 군사작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ISIS가 세 번째 참수 대상으로 영국인 기자를 지목하면서,
    영국 또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이라크에서 ISIS의 잔학한 행위를 막으려면
    우리도 공습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미국의 공습에 동참하는 것이 늦어지고 있다.

  • 지난 8월 초 기준, ISIS 점령 지역과 이들을 타격할 수 있는 미군 전력. 지금 필요한 건 美정부의 정치적 결단 뿐이다. [그래픽: 英데일리 메일 보도화면 캡쳐]
    ▲ 지난 8월 초 기준, ISIS 점령 지역과 이들을 타격할 수 있는 미군 전력. 지금 필요한 건 美정부의 정치적 결단 뿐이다. [그래픽: 英데일리 메일 보도화면 캡쳐]

    한편 ISIS의 ‘참수 살인’이 벌어지는 지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과 SNS 등에 퍼진 ISIS의 ‘참수 살해 동영상’은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28일에는
    ISIS가 알 카에다 계열 테러조직인 ‘알 누스라 전선’과 함께 레바논 국경을 습격,
    레바논 군인을 납치해 참수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했다.

    ISIS가 만행을 저지르는 지역이 점차 확산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이란까지도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서는
    이슬람 진영과 서방국가들이 뭉쳐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