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김진현·이범영…물먹은 이명주, '첫경험' 한교원까지
  • ▲ 위 오른쪽부터 이근호, 손흥민, 이동국, 이범영. 아래 오른쪽부터 박종우, 기성용, 차두리, 한교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위 오른쪽부터 이근호, 손흥민, 이동국, 이범영. 아래 오른쪽부터 박종우, 기성용, 차두리, 한교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소집한 남자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일 경기도 고양시 MVL 호텔로 모여들었다. 선수들의 표정에는 무거운 책임감도 묻어났지만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리는 평가전에서 차기 감독의 눈에 들고 싶어하는 마음도 엿보였다.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은 사령탑 없이 신태용 코치(44), 박건하 코치(43), 김봉수 GK 코치(44)가 지도한다. 감독이 없다는 것은 조직력을 앞세운 전술·전략의 축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평가전 그 자체다. 단기적으로는 내년 1월 열리는 호주아시안컵을 위한 준비의 과정이고 길게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하나의 계단이다.

    국가대표 축구팀이 5일(베네수엘라)과 8일(우루과이)에 갖는 두 차례 A매치는 차기 대표팀 감독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가전은 대표팀에 속할 예비 선수들의 최근 컨디션을 점검하는 게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44)은 "이번 평가전은 브라질 월드컵의 부진을 씻는다는 목적도 있지만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이번 평가전은 새롭게 올 감독이 대표팀 선수의 컨디션과 전술 구상을 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으로 소집된 선수들, 결연한 의지 드러내 

    이날 선수들 소집 현장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골키퍼 주전 경쟁에서 맞붙을 이범영(25·부산 아이파크)과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은 시간을 두고 호텔로 들어왔다. 각기 다른 시간에 들어온 두 골키퍼는 주전 경쟁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영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지금은 판이 새로 짜였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실력을 보일 준비가 돼 있다"라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이범영은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던 골키퍼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승규(24·울산 현대)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선발됐고 정성룡(29·수원 삼성)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출전 기회가 없었던 이범영에게 이번 대표팀 평가전을 좋은 기회다.

    일본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김진현도 대표팀에서 존재가치를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대표팀에서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이번엔 꼭 경기에 나서 존재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현은 6시즌째 세레소 오사카 주전 수문장으로 뛰고 있다. 김진현은 경기의 흐름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읽고 경기를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만 활약한 김진현은 "이번 평가전에서 국내팬들에게 얼굴을 꼭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 ▲ 이명주 선수.ⓒ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명주 선수.ⓒ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명주(24·알 아인)도 각오를 다졌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데 이어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 한 이명주는 "소속팀에서 열심히 하니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대표팀에서 자신있는 모습을 보이겟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명주는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연합 알 아인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K리그 포항 스틸러스의 주 득점원으로 활약했다.

    대표팀에는 처음 이름을 올린 한교원(24·전북 현대)도 이날 차기 감독에 대해 언급하며 "새롭게 올 감독님에게 제 활동량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시즌 K리그 23경기를 소화한 한교원은 8골 3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11경기에서 무려 6골을 몰아넣으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실상 감독대행 역할을 맡은 신태용 코치(44)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우선 기용할 것"이라며 "차기 감독을 위한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될 평가전이지만 팬들을 위해 승리하는 경기가 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지난 5월 튀니지 평가전부터 A매치 5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1무4패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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