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협상 상대는 야당! 박영선 위원장 만나겠다" 호응 여부 주목
  •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과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정기국회가 개회한 여의도를 비우고 2일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명동 장외투쟁에서 리플렛을 나눠주고 있는 박영선 위원장과 김영록 수석부대표. ⓒ연합뉴스DB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과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정기국회가 개회한 여의도를 비우고 2일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명동 장외투쟁에서 리플렛을 나눠주고 있는 박영선 위원장과 김영록 수석부대표. ⓒ연합뉴스DB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2일 전남 진도로 향했다.

    진도체육관을 방문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팽목항 일원도 둘러본다는 일정이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유기홍 수석대변인, 윤후덕 대표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

    특히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를 등지고 진도에 내려간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9월 정기국회가 개회했지만, 3일 본회의를 열어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과 권순일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것 외에는, 전혀 의사일정이 협의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물밑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를 비운 것은 사실상 대화와 타협을 단절하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원~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간 채널은 현재 여야 사이에 가동되고 있는 [유일한 대화 채널]로 알려져 있다.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간 채널은 지난달 19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재합의안이 추인 보류된 이후 끊어졌다.

    원내대표 주례회동도 2주 연속 무산된 상황이다.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 투톱]인 박영선 위원장과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가 모두 국회를 비운 채 장외로 나간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 ▲ 1일 정기국회가 개회했지만 여야간 의사 일정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는 국회를 비우고 진도행을 선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1일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 ⓒ이종현 기자
    ▲ 1일 정기국회가 개회했지만 여야간 의사 일정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는 국회를 비우고 진도행을 선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1일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진도로 총출동하는 등 장외행을 선택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친노(親盧) 강경파의 전횡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쓰리 트랙]을 노선으로 제시했다.

    김현미 홍보전략본부장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장외 투쟁을 하면서, 정기국회에 등원하고, 민생 안전 행보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쓰리 트랙]은 절름발이 노선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기국회에 등원한다지만, 세월호 특별법 처리 없이는 여타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기로 한 [기존의 몽니]를 유지하는 이상 등원해서 할 일이 없다.

    민생경제법안 처리 없는 민생 안전 행보도 공허한 발걸음이라는 평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여당과 유가족이 직접 협상을 시작하면서 야당은 [잉여정당]으로 전락했고, 국회에 있어도 할 역할이 없다"고 털어놨다.

    국회에 있어도 할 일이 없으니 어디론가 향할 수밖에 없다. [장외 투쟁]이 투쟁이라기보다는 [현실 도피]가 돼버린 셈이다.


  • ▲ 1일 열린 새누리당과 단원고 유가족 사이의 협상이 파행되며 새정치연합이 다시 정국의 중심으로 복귀할 기회가 생겼다. 사진은 1일 협상 파행 뒤 퇴장하고 있는 단원고 유가족 대표들. ⓒ연합뉴스DB
    ▲ 1일 열린 새누리당과 단원고 유가족 사이의 협상이 파행되며 새정치연합이 다시 정국의 중심으로 복귀할 기회가 생겼다. 사진은 1일 협상 파행 뒤 퇴장하고 있는 단원고 유가족 대표들. ⓒ연합뉴스DB

    이렇듯 [자의반 타의반]으로 장외를 떠돌던 야당이 정국의 주연으로 복귀할 기회가 찾아왔다.

    1일 세월호 유가족과 새누리당 사이의 협상이 파행되고 기약 없이 양자가 헤어졌기 때문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일 협상 파행 직후 "유가족과는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며, 협상 상대는 야당이기 때문에 상황을 봐서 박영선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이완구·박영선) 두 원내대표가 못 만날 이유는 전혀 없다. 이완구 원내대표의 말씀은 간접제안이라고 보며, 조만간 정식으로 만나자는 제안이 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 새정치민주연합 합리파 의원들은 1일 여의도 모처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장외 투쟁 중단과 국회 복귀에 뜻을 모았다. 사진은 28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에게 장외 투쟁 중단을 건의한 합리파의 김영환, 조경태 의원. ⓒ연합뉴스DB
    ▲ 새정치민주연합 합리파 의원들은 1일 여의도 모처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장외 투쟁 중단과 국회 복귀에 뜻을 모았다. 사진은 28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에게 장외 투쟁 중단을 건의한 합리파의 김영환, 조경태 의원. ⓒ연합뉴스DB

    새정치민주연합 내 합리파 의원들도 이에 전적으로 호응하는 분위기다.

    지난 1일 정오 무렵, 김영환·김동철·김승남·노웅래·박주선·조경태·최원식·황주홍 의원 등은 여의도 모처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국회를 버리는 장외 투쟁은 안 된다"는 뜻을 모았다.

    박영선 위원장이 이들 합리파 의원들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협상 채널을 복구하면 교착 상태에 빠진 정국의 실마리가 풀릴 공산이 크다. 

    그러나 박영선 위원장이 친노 강경파의 목소리에 휘둘리면서 국회 복귀 결단을 하지 못하면, [야당은 정국에서 소외돼 계속해서 국회 밖을 맴도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