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판장, 오찬 회동에 이어 난상토론 예정...독자세력화 가능 여부에 이목집중
  • ▲ 세월호 특별법 여야 재합의안이 마련된 19일 돌연 단식을 시작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정재훈 기자
    ▲ 세월호 특별법 여야 재합의안이 마련된 19일 돌연 단식을 시작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정재훈 기자


    김영오씨를 두둔하며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친노(親盧) 강경파의 무모한 [장외 투쟁].

    민심(民心)을 역행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를 보다 못한 합리파 의원들이
    지도부에 강력 반발하며 세력을 모으고 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같은 날 문재인 의원은 이를 무시하는 듯
    광화문 광장에서 돌연 단식을 시작했다.

    김영오씨가 28일 단식을 접으며
    "문재인 의원 및 야당 의원들도 단식을 중단하고 당에 가라"고
    지령 아닌 지령을 내리자,
    곧바로 단식을 중단한 문재인 의원이
    31일 첫 행선지로 진도를 택한 것도 논란거리다.

    당초 박영선 위원장은
    30일 문화제를 겸한 장외 집회를 마지막으로,
    원내 투쟁으로 전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의원은
    29일 YTN 라디오 전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박영선 위원장이 30일 장외 집회까지만 하고
    그 이상은 장외 투쟁을 하지 않는 방향에서
    국회 정상화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의원은 31일 보란듯이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문재인 의원의 진도 방문을 계기로
    진도~서울간 도보 행진 등
    뜬금없는 장외 투쟁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온다.

    전 대선 후보가 현 지도부에 끊임없이 어깃장을 놓는 모양새다.


  • ▲ 전날 문화제를 마지막으로 장외 투쟁 중단이 논의되고 있던 31일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문재인 의원. ⓒ연합뉴스
    ▲ 전날 문화제를 마지막으로 장외 투쟁 중단이 논의되고 있던 31일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문재인 의원. ⓒ연합뉴스

    정치권 내에선
    최근 이러한 분위기를 살펴보면,
    박영선 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지도부가
    사실상 리더십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달 5일 당의 비상대책위원회로
    [국민공감혁신위] 발족을 선언할 때만 해도
    "보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일 전후로 정식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달이 바뀌었는데도 전혀 진전이 없다.

    [비대위 정식 출범]이라는
    첫 걸음조차 떼지 못하는 지도부가
    정기국회 일정을 합의하거나,
    여야 합의안대로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 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 측 관계자는
    이와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당 지도부가 동력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향후 정치 일정이 어떻게 될지 확실히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모두들 답답해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친노 강경파의 투쟁 일변도 노선에 맞서
    합리파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합리파 의원들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김동철 의원이 28일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장외투쟁 중단을 요구한 후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김동철 의원이 28일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장외투쟁 중단을 요구한 후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린
    15명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중
    맡형 격인 4선의 김영환 의원은
    2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를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던졌다.

    "국회를 버리는 것은 아주 바보같은 짓이다.
    민주·반민주의 시대가 지난 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서
    여당을 견제하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고 온당한 방식이다.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천막 투쟁이라든지 장외 투쟁을 걷어낼 때
    국민들로부터 야당이 신뢰를 얻을 수가 있고,
    그 신뢰 위에서만이 새로운 야당이 건설될 수 있다"


    김영환 의원은 언론으로부터
    [온건파]라 평가받는 것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온건 노선이 아니다.
    새로운 야당 건설을 위한
    과학적인 주장이다."


    그간 강경파의 위세에 눌려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합리파다.

    김영환 의원이
    [정치 생명을 걸고 나섰다]
    라고 밝혀야 할 정도다.

    독자세력화를 이루지 못하면,
    자칫 각개격파당할 수도 있다.

    독자세력화의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1일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여의도 모처에서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 간의 오찬 회동이 있었다.

    이 회동에 참석한 의원들은
    장외 투쟁을 중단하고 국회를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향후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난상토론을 개최해
    모임을 확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에 대항하는 합리파가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은인자중하고 있는
    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 중심의 신주류와 결합할 경우,
    전횡을 일삼는 친노 세력을 견제할만한
    독자세력을 이룰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의화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의화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장외 투쟁을 중단하고
    원내로 복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다만 민생경제법안의 분리 처리나,
    세월호 특별법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쟁점 현안인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
    합리파 의원들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느냐에 따라
    [강경파-합리파] 간의 대립구도가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