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비자금 관리인 망명을 전하는 TV조선 [사진: TV조선 해당보도화면 캡쳐]
    ▲ 김정은 비자금 관리인 망명을 전하는 TV조선 [사진: TV조선 해당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의 비자금 관리를 맡는 조선대성은행 수석대표가
    러시아에서 500만 달러를 챙겨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은 러시아에 체포 협조요청을 했다고 한다.

    TV조선, 중앙일보 등은 29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 대북소식통이 전한 말은 이렇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관리해 온 조선대성은행의 수석대표 윤태형이
    러시아 나홋카에서 500만 달러의 ‘혁명자금(김정은 통치자금)’을 챙겨
    잠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태형은 현재 제3국 망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TV조선과 중앙일보 등은
    “북한이 현재 윤태형을 체포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며
    “한국 정부도 윤태형이 귀순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태형이 수석대표(은행장) 역할을 맡아 온 조선대성은행은
    금융기관이라기 보다는
    김씨 일가의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서 한 축을 맡아왔던 기관으로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기관이다.

    조선대성은행은
    김씨 왕조가 1978년 대외무역은행으로 설립한 국영은행으로
    1980년 오스트리아 빈, 1996년 홍콩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2010년 11월에는 美국무부가
    조선대성은행을
    김정일과 김정은의 비자금 조달을 위한 대외 창구로 간주,
    조선대성총무역과 함께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번에 김정은의 비자금을 빼돌려 잠적한 윤태형은
    김정일 시절부터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고 한다.

    통일부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윤태형 망명’과 같은 일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한편 TV조선, 중앙일보 등은
    윤태형이 비자금을 빼돌려 망명을 시도 중인 것에 대해
    “장성택 계열에 대한 숙청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013년 12월 장성택을 숙청한 뒤,
    소위 ‘장성택 계파’로 분류되던 김씨 일가의 해외 비자금 관리인들이
    줄줄이 숙청당하거나 국내로 소환되자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비자금 관리인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 때문에
    "김정은의 비자금 관리인이
    자신들을 가장 우대할 한국으로 망명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 내 상황을 보면,
    김정은 비자금 관리인들이 한국으로 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전직 김정은 비자금 관리인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김정은과 그의 부하들이다.

    김정은과 그 부하들의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는
    중국에 이어 한국이다.

    이들이 한국에 왔다가는
    언론에 의해 정체와 사는 곳이 모두 드러나는 것은 물론,
    언제 어디서 '무슨 사고'로 죽을 지 모른다.

    때문에 전직 김정은 비자금 관리인들은
    자신의 신분이 잘 드러나지 않고 당국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미국, 호주 등 서방국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