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지지율, 국민은 새누리당 좋아하고 민주당 엄청 싫어해" 쓴소리
  •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연합뉴스
    ▲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연합뉴스




    "제발, 우리만이 이 민주공화국 민생의 챔피언인 것처럼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 말자.
    국민의 진실은 그 정반대라는 생각을 잊지 말고 다니자."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바람앞의 등불] 신세가 된 당을 향해 
    "국민들이 우리를 인정해주고 있다는 착각을 버리자"
    쓴소리를 했다.  

    민생을 버리고 장외투쟁을 일삼는 강경파를 겨냥해
    이른바 '너 자신을 알라'는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당내 중도·온건 성향의 황주홍 의원은 29일 초선일지를 통해 
    "우리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전신)은 1987년 이전에 이룩한 민주화의 업적이 
    2014년에도 여전히 후광을 발휘하고 있으리라 기대하고 자부하고 있다"
    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착각이거나 허위의식"이라고 일갈했다.

    황 의원은 그 결정적 증거로 
    새누리당의 3분의 1 수준인 정당 지지율을 제시했다. 

    그는 "이 정당 지지율을 적나라하게 정리한다면,
    우리 국민들이 새누리당은 엄청 좋아하면서,
    우리 민주당은 엄청 싫어한다고 압축시켜 얘기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해석을 세월호특별법 협상문제에 적용해본다면 
    국민들이 더 믿고 더 좋아하는 새누리당과 우리 당의 두 대표가
    오랜 숙의와 토론 끝에 합의, 재합의한 것에 대해 
    왜 우리가 반발하고 거부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게 돼버린다"
    고 꼬집었다.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여야 합의를 여러 차례 파기하는 당 지도부의 행태는 
    명분도 없고, 국민 공감도 없다는 지적이다.   

    황주홍 의원은 특히 
    "새누리당이 집권해도, 새누리당의 정책 방향으로 가더라도, 이 나라는 거뜬하다는 인식, 
    오히려 국민은 저 사람들의 집권을 더 선호하고 신뢰하고 있다는 인식 등의 
    새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로지 정부 여당을 적대시하며  
    근거 없는 비난과 반대만을 일삼는 구태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황 의원은 "민생 길목에서의 우리의 겸손함과 성실성을 담보해줄 것이고,
    궁극적으로 대선 승리의 지평선을 확장해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주홍 의원은 지난 26일 15명의 당내 의원들과 함께   
    [국회 밖으로 나가선 안됩니다]라는 제하의 연판장을 돌리며, 
    장외투쟁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강경파의 장외투쟁은 명분과 동력을 잃은 상태인 반면 
    중도파의 목소리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형국이어서,
    중도·온건파를 중심으로 하는 지도부 교체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초선 일지 - 138호



                우리들의 허위의식

    황주홍(새정치민주연합 장흥·영암·강진)


    어젯밤에도 11시가 가깝도록 의원 총회를 했다. 나는 거기서 “우리 새정치연합(편의상 이하 민주당) 의원들의 허위의식”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지 발언을 했다.

    『다음 대선(2017년)에서의 승리를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인식의 틀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관해 얘기해보고 싶다. 

    우리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독특한 자의식(또는 자부심)이 있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를 긍정 평가하고 인정해주고 신뢰하고 있다는 자부심 같은 것, 다른 말로 하면 국민들이 저 사람들(새누리당 의원들)의 역사적 뿌리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는, 도덕적 절대 우위에 대한 자기 확신 같은 것 말이다. 과거 권위주의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이 나라 이 땅에 민주주의를 가져온 우리들의 빛나는 업적과 전공(戰功)을 국민들이 기억해서 우리를 아무튼 좋아하고 존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실에 있어서 이 자부심은 절반 정도만 맞는 말이다. 과거 업적으로 치더라도, 우리에게 민주화의 성과가 있었다면, 저들에게는 산업화의 성과가 있다. 국민들 눈에는 이 두 성과가 다 훌륭하다. 국민들은 우리도 훌륭하지만, 저들도 훌륭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글쎄, 우리의 비교 우위(또는 상대 우위) 정도라면 또 모를까, 절대 우위는 전혀 아니라는 말이다. 

    문제는, 우리가 지금도 그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리는, 1987년 이전에 이룩한 민주화의 업적이 2014년에도 여전히 후광을 발휘하고 있으리라 기대하고 자부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착각이거나 허위의식(false consciousness)이다. 그렇다는 증거가 뭐냐? 결정적 증거가 정당 지지율이다.

    최근(8.5-8.28) 정당 지지율을 보면, 새누리당 대 우리 민주당이 45% : 21%(갤럽), 44% : 22%(갤럽), 46% : 15%(모노리서치), 47% : 16%(리얼미터)로 나온다. 우리 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1/2에서 1/3 수준이다.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이라는 것이 늘 변동적이긴 하지만, 현 시점상의 추세와 경향을 가장 정확히 대변한다는 것은 진실이다.) 

    이 정당지지율을 적나라하게 정리한다면, 우리 국민들이 새누리당은 엄청 좋아하면서, 우리 민주당은 엄청 싫어한다고 압축시켜 얘기할 수 있다. 국민들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훨씬 더 믿고 더 좋아한다는 얘기인 거다. (국민들 판단에는, 새누리당에게 대한민국을 맡긴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것도, 나라를 팔아먹어버리는 것도 아닌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은 우리에게 맡기면 그리 될 수 있다고 불안해하는 거다. 슬픈 일이지만.…) 

    이 해석을 세월호특별법 협상문제에 적용해본다면 이런 얘기가 된다. 국민들이 더 믿고 더 좋아하는 새누리당 전권대표(이완구)와 우리 당이 내세운 전권대표(박영선)간의 오랜 줄다리기와 격론과 협상 끝에 도달한 합의일진대, 우리라서 못 받아들이고 거부하고 반발할 이유와 필요가 없다는 말이 된다. 적어도 형식 논리상, 문제될 구석이 대체 어디 있다는 게냐? (저 쪽에서 우리를 못 믿는다고 나온다면 또 모를까 말이다. 이치가 그렇지 않나...?) (어느 유가족 대표가 새누리당을 ‘적’이라고 규정했지만, 그 대표조차도 지금 새누리당과 계속 협상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 여야 두 대표가 오랜 숙의와 토론 끝에 합의, 재합의한 거에 대해서 왜 우리가 반발하고 거부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우리 국민들은 김대중·노무현도 믿고 맡긴 것처럼, 이명박·박근혜도 믿고 맡긴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두 정당 모두 다 옳고 모두 다 좋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옳고 그름(진·위), 맞고 틀림(정·오)으로 여야를 보았으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는 누가 더 적당하냐, 누가 더 지나치냐의 기준으로 보고 평가한다는 말이다. 옳고/그름의 차원에서 적당하다/지나치다 로의 차원 변경이 있었던 거다. 이전에는 여야가 대체 불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 여야는 상호 대체재(代替財)다.

    정치시장의 소비자들(우리 국민들)의 관점과 ‘구매’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가 내놓는 ‘상품(후보와 정책)’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적대적 태도가 아닌 평화적 공존, 깽판이 아닌 승복, 독점이 아닌 균점, 무시가 아닌 존중, 혐오가 아닌 관용, 위압이 아닌 겸손, 악담이 아닌 덕담의 상품이라야 우리 국민들에게 구입(승리 또는 당선)되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컨대, 우리가 대선 승리, 총선 승리를 진정 원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우리만 역사의 공로자들이고, 저들은 형편없는 족속들이라는 인식 틀(패러다임)로서는 결코 ‘절찬 판매’[다득표/낙승(樂勝)]에 성공할 수 없다. (박영선 비대위원장의 취임 일성이었던 “낡은 과거와 결별하겠다.”던 다짐은 이 같은 인식 전환의 당내외적 시의성의 반영 결과였을 거다.) 

    새누리당이 집권해도 / 새누리당의 정책 방향으로 가더라도, 이 나라는 거뜬하다는 인식, 오히려 현 단계의 국민 여론(민심)은 저 사람들의 집권을 더 선호했고, 정책 방향을 더 믿음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인식, 저들은 우리의 원수가 아니라 우리의 맞수라는 인식,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이 인식 전환을 통해서만이, 오직 이 새 인식만이, 우리를 완전히 부드럽고 친절하게 할 거고, 민생 길목에서의 우리의 겸손함(제발, 우리만이 이 민주 공화국 민생의 챔피언인 것처럼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 말자. 국민의 진실은 그 정반대라는 생각을 잊지 말고 다니자.)과 성실성을 담보해줄 것이고, 궁극적으로 대선 승리의 지평선을 확장해줄 거다.』

    □ 참, 어제로써 예결위 회의장을 거점으로 하는 철야농성 해제했습니다. 의미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8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