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1세대와 이승만의 숨결을 느끼다
    = 하와이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을 마치고...

    조희상  /연세대학교 법학과 4학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항일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자처한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적 담론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독립운동에 대해서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적은 것 같다.

    그것을 반증하는 것이 바로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하와이 행적이다.

    이승만은 사실 대한 독립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친일파를 숙청하지 않았다는 유언비어 탓에 오히려 친일파라는 비난을 받고 있으니, 빠른 시일내 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기대하기는 힘들겠으나 단지 유언비어를 이유로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 알아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교과서는 말하지 않는 하와이 독립 운동

    하와이 독립운동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잘 모르는 데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교육에 있다.
    대부분의 역사 교과서들은 항일 무장 독립투쟁, 상하이 임시정부 그리고 광복군 등  만을 항일 독립운동 서술의 주축으로 삼고 있다. 시험에 나오지 않으면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당연히 여러 교과서에서 강조하고 교사들이 가르치는 내용들을 위주로 학습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하와이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하와이 독립운동에서 빠질 수 없는 이승만이 친일파라는 누명을 쓰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한반도에서 굉장히 멀고 천혜의 휴양지란 인상이 강한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것이기에 이런 기이한 무관심이 악화된다.   
  • ▲ '한인기독교회' 안에 세워진 이승만 박사 동상 앞에서 탐방단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 '한인기독교회' 안에 세워진 이승만 박사 동상 앞에서 탐방단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와이 이승만 사적지들 방문

    나는 이미 이승만이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그 독립운동의 실효성보다는 그 상징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은 하와이를 직접 방문한 후에야 깨졌다. 

    탐방을 하며 따로 정리한 노트를 보지 않고 얼핏 이름이 떠오르는 곳만 10여 곳에 이른다.
    물론 지금은 터만 남아 있는 곳들도 다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형 그대로 보존된 곳들도 많이 남아있어, 20세기 초 하와이 이민 1세대들과 이승만의 독립 운동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지금은 알리이올라니 초등학교로 변한 최초의 한인기독학원 터이다.
    알리이올라니 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일행을 보고 직접 교내로 초대하였다.
    그리고 그는 과거에 알리이올라니 초등학교가 어떤 곳이었는지 알고 있었다며 학교에 보존 중인 사진들을 보여주고 학교의 역사에 관하여 학생들에게 종종 가르친다고도 말을 했다.

    여기서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실을 일본계 미국인이 미국 학생들에게 교육을
    한다는 것에 부끄러웠다. 우리의 역사를 담은 곳을 지리적인 제약으로 우리가 관리하지는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역사 교육조차 뒤떨어진다는 사실이 슬펐다. 
  • ▲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의 이승만 前 대통령(맨 왼쪽)
    ▲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의 이승만 前 대통령(맨 왼쪽)
    역사는 교육을 통해야 살아난다

    한국에서 이런 역사적 사실들이 교육되지 않는 이유는 정치적 충돌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소위 좌익 인사들에겐 이승만의 업적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이념에 안맞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발생했으며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편협한 시각이다. 좌우를 막론하고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응당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야
    비로소 건전한 국가관이 형성될 수 있고, 결국 진영논리를 뛰어 넘어 현실 정치를 더 현실에
    가깝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립 현충원에 이승만을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이라고 새긴 비석을 설치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정치권에서 당장 선으로 가는 길을 택할 가능성은 0%다. 

    이를 타파하기 가장 좋은 것이 바로 교육이다.
    이번에 체험한 하와이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과 세미나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교에서 교육하지 않으려는 진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우리의 선대에서 얼마나 대한민국을 위해 치열하게 투쟁하고 노력했는지 알려야한다.
    이래야만 국민들의 의식이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공과 과를 공정하게 평가하는 역사 교육을 통하여야만 역사는 살아서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탐방을 통해 느낀 점      

    제일 큰 감상은 아쉬움이다. 사적지가 잘 보존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대부분이 사유지로 변하여 그 내부나 주변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없다는 점과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이 보이는 역사에 대한 무관심이 내가 이렇게 느끼게 한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희망 역시 보았다. 여러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탐방에 나서고 일정 중에도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하와이 교민들은 여전히 이승만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고 그들이 가진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서는 우리가 이 역사를 잊지는 않을 거란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름이 남겨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에게 고마움과 존경심을 느꼈다.
    하와이 이민 1세대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힘겹게 일하며 한 달에 15불 내외의 소득을 올리며
    그 중 3불 이상을 독립 자금으로 내놓으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여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 역시 머나먼 타국에서도 조국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것에 크나 큰 존경과 고마움을 느꼈다. 
  • ▲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초기 한인들이 태극기를 걸고              고종황제의 생일 축하행사를 가졌다.(1907년)
    ▲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초기 한인들이 태극기를 걸고 고종황제의 생일 축하행사를 가졌다.(1907년)
***(사)건국이념보급회에서 운영하는 『우남 아카데미』 주관으로 실시한 ‘이승만 건국 대통령 하와이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6.23〜6.30)을 다녀 온 젊은이의 소감문을 싣는다. 『우남 아카데미』에서는 매년 대학생들을 공모하여 탐방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젊은 대학생의 글이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월간 [충호] 2014.8월호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