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개입 안해…국회 역할 선긋기마감 두고 해결하려는 움직임 없어…野 지지율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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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제 5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제 5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추석 밥상에 절망을 올릴 것이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7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세월호 유가족과 만나라고 촉구했다. 여당 의원이 박 대통령을 향해 직접 유가족과 만나라고 요구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이재오 의원은 추석 전에 대통령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지만
    청와대의 생각은 다르다. ‘마감’ 시한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류는 감지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국회와 청와대의 역할을 확실히 구분짓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안 합의를 파기한 뒤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다.
    이 문제가 광화문 광장을 뒤흔들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국정에만 매진하는 모습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입법부인 국회에 맡기고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청와대는 민생과 경제에 몰두하겠다는 무언(無言)의 메시지인 셈이다.

    이를 대변하듯 박 대통령은 연일 경제 활성화와 국정 정상화를 내세우고 있다.

    금융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뒤 일주일 만인 28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부산 지역을 급히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8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뮤지컬 원데이를 관람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8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뮤지컬 원데이를 관람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외부 행사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2일 부산 금융센터 개소식에 이어 24일에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수들이 훈련 중인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27일에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뮤지컬 <원데이>를 관람했다.  

    여기에는 세월호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박근혜 정부의 부담도 크지만 ‘합의 파기’로 사태를 최악으로 만든 것은 야당의 책임이 분명한 만큼 대통령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단식 투쟁 중인 유가족 김영오 씨를 내세워 장외 투쟁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선일보가 지난 26일 미디어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 특별법은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다’는 응답이 56.8%에 달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40.1%)’보다 더 많았다.

    이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54.2%로 나타나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반면 야당인 새민련의 지지도는 폭락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23.2%를 기록했으나
    전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18.8%에 그쳤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세월호 유가족과 두 차례 면담을 가지며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청와대는 28일 김영오 씨가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한데 이어 문재인 새민련 의원도 동조 단식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발언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물꼬를 트는 긍정적인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