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K지식인연대가 25일 공개한 중국의 대북원유수출 관련 리포트 [사진: NK지식인연대 보도화면 캡쳐]
    ▲ NK지식인연대가 25일 공개한 중국의 대북원유수출 관련 리포트 [사진: NK지식인연대 보도화면 캡쳐]

    2014년 1월 초부터 지난 7월 말까지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원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놓고
    국내 북한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북제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이 대북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전문매체 ‘NK지식인연대’는 25일
    ‘중국, 대북 에너지 밸브 잠그지 않았다’는 분석 리포트를 통해
    지난 5개월 동안 국내에서 제기됐던 ‘중국의 대북제재설’을 일축했다.

    NK지식인연대의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은 올 들어 대북원유수출은 전혀 하지 않았지만,
    대북정제유류 수출은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NK지식인연대의 리포트처럼,
    중국은 매년 북한에 50만 톤 가량의 원유를 공급했다.
    중국의 대북원유수출대금은 연 6억 달러로
    정제유 수출액 1억 달러와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런 통계가 뒤집어졌다고 한다.

    지난 4월, 중국은 북한에 휘발유 1만 3,000여 톤,
    금액으로는 1,200만 달러 어치를 판매했다고 한다.
    항공유 원료인 등유의 경우 2013년까지 대북수출은 거의 없었지만,
    지난 3월에만 1,400만 달러 어치를 북한에 팔았다고 한다.

    민간용 목탄버스나 트럭과 달리
    경유(디젤)를 사용하는 군용 트럭용 연료도
    지난 4월에만 7,000톤 이상이 북한으로 유입됐다고 한다.

    NK지식인연대는 또 다른 부분도 주목했다.

    지금까지 중국이 북한에 판매한 전력은 월 10~2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는데
    올 들어 급증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3월 87만 5,000달러,
    4월에는 100만 달러 상당의 전력을 북한에 판매했다고 한다.

    NK지식인연대는
    “중국이 대북원유수출은 거의 없지만
    다른 에너지 제품의 대북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정제유, 전력 수출증가가 원유 수입 중단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는 아니지만
    부족분 상당 부분을 보충해주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NK지식인연대는
    “북한군이 연료부족에 시달린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항공기용 등유와 트럭용 디젤이 주로 군사장비에 활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군이 극심한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를 공산이 커 보인다.
    중국이 대북관계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원유 중단을 끊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NK지식인연대는 과거 북한과 중국 간의 무역량도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2000년 초반 연간 1억 달러였던 중국의 대북유류 수출은
    2005년 2억 달러를 넘은 뒤 2011년부터는 연간 7억 달러 이상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중국의 대북원유수출량이 ‘0’을 기록한 적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2000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중국의 대북유류수출이 ‘0’이었던 달은 모두 43개월이나 된다는 설명이었다.

    그 시기도 6자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거나
    중국과 북한 고위층 상호방문이 진행되던 시점이어서
    국제관계와 중국의 대북유류수출은 별 관계가 없다고 해석했다.

    2009년 8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이 대북원유수출을 중단한 적이 있는데
    이때는 북한의 2차 핵실험 시기와 일치하며,
    정제유 수출량도 ‘0’을 기록했던 통계가 나와 이럴 경우에만
    중국이 에너지 공급 중단으로 ‘징벌’을 가하려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중국의 정유단지. 중국과 달리 북한 정유시설은 30년도 더 된 노후시설이라 가동을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사진: 중국 지방정유시설 관련 중국망 보도화면 캡쳐]
    ▲ 중국의 정유단지. 중국과 달리 북한 정유시설은 30년도 더 된 노후시설이라 가동을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사진: 중국 지방정유시설 관련 중국망 보도화면 캡쳐]

    NK지식인연대는
    “이런 여러 가지 부분들을 종합해 볼 때
    올 들어 중국의 대북원유수출량이 ‘0’을 기록한 것은
    북한 정유시설의 문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K지식인연대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 단둥 외곽의 원유 저장소에서 원유를 넘겨받아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을 만드는 곳은 평안북도 피현군 봉화화학공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봉화화학공장은 1987년 건설된 노후시설이며,
    다른 정유시설인 나선지구의 승리화학공장은
    노후화 때문에 2009년 아예 가동이 중단됐다고 한다.

    NK지식인연대는 해외의 북한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의 에너지 사정이 안 좋은 것은 맞지만 국가차원의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NK지식인연대는 익명의 국책연구소 관계자를 인용,
    “중국의 대북원유공급은 1961년 체결한 중-북 동맹조약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로
    동맹 자체가 폐기되지 않는 한 원유공급을 끊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NK지식인연대는 안보부처 당국자를 인용해
    “수출이 아닌 무상지원은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중국이 원유수출 중단을 다른 형태로 보충, 지원해주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NK지식인연대는
    북한전문가 란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의 말을 인용,
    “중국의 대북정책은 외교부가 아니라 공산당 국제부 소관이므로,
    중국 관변학자들이 세미나와 칼럼을 통해 쏟아낸 말로만
    중국과 북한 관계를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