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연구원 '종북판결 이대로 좋은가?' 긴급 토론회"종북으로 지목된 인사들, 오히려 당당해"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그 배우자인 심재환 법무법인 정평 변호사에게
    ‘종북, 주사파’ 등의 표현을 쓴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결을 두고
    각계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자유민주연구원이 21일 연 <긴급 토론회>
    '종북세력의 올바른 이해와 척결, 이대로 좋은가?에서는 
    법조계, 학계 등 각계 대표적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재판부의 '종북 개념'은 부적절"

    25년여 간 경찰 소속 연구기관에서 종북 문제에 대해 연구한 유동열 박사는
    2심 재판부의 '종복 개념'에 대한 인식이 보편적이고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종북이란 용어는
    사용하는 사람의 가치관과 정치사회적 성향, 소속 집단 및 이해관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재판부는 '종북'이란 용어에 대해
    △조선노동당의 외교정책을 우위에 놓는 조선노동당 추종세력',
    △북한을 무조건 추종하는 태도,
    △북한에 대한 독자성과 주체성 훼손 등의 의미와 더불어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이 같은 성향을 지닌
    계파나 그 소속 인사들을 비판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유 박사는 재판부가
    "종북의 의미를 지나치게 좁게 잡아 보편적이고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북이란 개념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개념이 아니"라며
    "북한에 우호적인 세력을 폭넓게 지칭하는 친북세력과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된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 "종북 지목된 인사들, 당당히 목소리 높여"

    '종북으로 지목됐을 경우'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도
    유 박사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 박사는 "국내에서 종북으로 지목된다고
    재판부가 판시한대로 범죄를 저질러 형사처벌을 받아야하는
    반사회세력으로 몰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정인이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한다는 종북으로 지목될 경우
    그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반사회세력으로 몰리고
    그에 대한 사회적 명성과 평판이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 "특정인이 경기동부연합에 속해 있다고 하는 것은
    그들이 북한 정권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를 하여
    형사처벌을 받아야하는 사람으로서
    반사회세력이라는 부정적이고 치명적인 의미"라고 했다.

    그러나 유 박사는 재판부의 판단과는 다르게
    "종북이라고 지목된 단체나 인물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동부연합 구성원이라고 해서 모두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으며,
    반사회적 세력으로 치명적인 삶을 살고 있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 "'종북'이란 용어가 통진당의 실체를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는
    '종북'이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하면서
    10%대의 통진당이 2%로 급락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두고 조 대표는
    "용어 확산에 따른 여론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하기 전이며
    국민들이 '종북'이란 용어를 통해
    통진당의 실체를 국민들이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차기환 변호사(전 수원지법 판사)는
    "판결대로라면 '종북'이란 표현을 형사 고소할 수 있을 정도의
    굉장한 취재가 되지 않으면 쓰지 말라는 것"이라며
    "만에 하나 그 대상이 '종북'이 맞다면
    국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그들의 활동 범위를 더 넓혀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념 등 가혹할 정도로 비판의 자유가 있어야
    국민에게 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검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이정희-심재환 부부가 자초한 측면 있어"

    차기환 변호사(전 수원지법 판사)는
    "이정희-심재환 부부가
    '종북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심재환 변호사는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가짜이며,
    절대 북한 공작원이 아니라고 단정지은 바 있으며
    2009년 민주노동당 토론회에서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인공위성'이라고 표현하는 등 북한과 같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무명이었던 이석기가 단숨에 떠오른 점과
    이석기의 내란선동 혐의에 대해 그동안 비판한 적이 없다."


    공안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고영주 대표는
    이번 판결만의 문제가 아닌,
    그동안의 이들 세력에 대한 처벌이 미약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고등법원 판결은
    '이정희-심재환이 형사처벌까지 받을 사람이 아닌데
    왜 종북이라고 말하느냐'는 것이 핵심 취지다.

    이정희-심재환의 언행을 보면 국가보안법상 위반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무런 처벌을 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정희 부부가 처벌받지 않는 이유는
    정당이라는 허울을 입은 이적단체인 통진당이
    지금껏 정당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정희 부부는 국가 보안법상 동조죄로 처벌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되레 대한민국이 당할 것이다."


  • 양동안 한국학중안연구원 명예교수(가운데)
    ▲ 양동안 한국학중안연구원 명예교수(가운데)

    "과거에는 '종북-주사파'란 말에 반발하지 않아"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그 내부에서 불거진 종북논란으로 분당될 때
    ‘종북’이란 표현자체가 같은 좌파진영에서 처음 쓰인 말인데
    당시 '종북-주사파'는 이에 반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종북'이라고 매도될 때
    △ 북한의 핵무기 실험에 대한 무비판
    △ 북한 간첩에 대한 비호
    △ 북한통일방안에 대한 과도한 추종이나 동조 등이 제시됐고,
    이번 재판부도 가장 높은 수준의 '종북' 의미를 따랐는데,
    짚고 넘어갈 것은 당시 '종북파'라 비판받던 'NL파'는
    반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종북’이란 표현은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이
    과거 민노당 분당 당시, 처음 사용한 말이고,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과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동 등으로,
    통진당의 종북성향을 의심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우파논객과 보수매체에 대해서만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왼쪽부터)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 북한민주회위원회 홍순경 위원장,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조영기 교수
    ▲ (왼쪽부터)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 북한민주회위원회 홍순경 위원장,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조영기 교수

    "이정희 부부, 고발 아닌 언론 통해 진실 밝혔어야"

    서울대 법대 최대권 명예교수는
    "이정희 부부는 자신들을 '종북'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문제를 느꼈으면,
    고발이 아닌, 언론을 통해 진실을 밝혔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민주화위원장을 지내고 있는 홍순경 위원장은
    "북한에 가서 김일성을 만나는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탈북자를 전면에 나서서 비하하는 것이
    종북세력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고려대 북한학과 조영기 교수는
    역사 전쟁과 문화 전쟁을 일으키는 북한의 대남공작은
    국민들을 물들이고 있다면서
    일부 국민이 북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했다.

    전 대법관을 지낸 전기승 변호사는
    "과연 이정희-심정환 부부에 대해
    종북-주사파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명예를 훼손한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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