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어 미국 기자 납치해 참수…참수 직전 “오바마, 다음은 당신 차례” 협박외교부, 이라크 북부에 100만 달러 인도적 지원 결정…세계 각국 反IS 표방할 듯
  • ▲ 이라크 IS반군이 SNS 등을 통해 공개한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의 참수 동영상 [사진: IS 선전 동영상 캡쳐]
    ▲ 이라크 IS반군이 SNS 등을 통해 공개한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의 참수 동영상 [사진: IS 선전 동영상 캡쳐]

    이라크 곳곳에서 학살, 강간, 파괴 등을 저지르고 있는 테러조직 IS가
    이번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 지역에서 미국인 기자를 납치해 참수했다.

    이라크 IS 반군은 19일(현지시간) 자신들의 SNS를 통해
    ‘미국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4분 40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을 보면,
    처음에는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이
    이라크 북부에서 IS 반군을 몰아내기 위해 공습을 실시한다고 연설하는 장면과
    미군이 IS 반군의 차량 행렬을 공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테러와의 전쟁’ 이후 미군이 테러리스트들에게 입히는
    주황색 옷을 입은 백인 한 명이 나온다.
    그의 이름은 ‘제임스 W. 폴리(James W. Foley)’로 올해 40살인 프리랜서 사진기자다.

    ‘제임스 폴리’는 2012년 말 시리아 북부에서 AFP통신과 글로벌 포스트 등의 의뢰로,
    ISIS와 자유시리아반군(FSA), 아사드 정권 간의 내전을 취재하던 중 실종됐다.

    동영상에서 IS 반군은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에게 수갑을 채운 뒤 무릎을 꿇린 뒤 손에 든 칼로 위협한다.

    ‘제임스 폴리’는 IS 반군의 협박 때문에 겁에 질렸는지,
    아니면 시키는 대로 하면 IS가 살려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지금 미국이 무슨 짓을 하는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면서
    IS 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한다.

    하지만 IS 반군은 마지막에 “다음은 버락 오바마, 당신 차례”라고 협박한 뒤
    손에 든 작은 단검으로 미국기자를 참수하기 시작했다.

    IS 반군이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는 동영상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 ▲ 이라크 IS반군이 SNS 등을 통해 공개한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의 참수 동영상 [사진: IS 선전 동영상 캡쳐]
    ▲ 이라크 IS반군이 SNS 등을 통해 공개한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의 참수 동영상 [사진: IS 선전 동영상 캡쳐]

    美정부는 처음에는 “제임스 폴리가 진짜 죽었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가 결국 ‘사실’임을 확인한 뒤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했다.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IS 반군은
    최근에는 일본인 남성 한 명을 붙잡아 처형했다는 소문도 SNS에서 나돌고 있다.

    19일 日요미우리 신문은
    시리아 북부 알레포 지역에서 ‘기자’ 신분으로 여행하던
    일본인 남성 ‘유카와 하루나’가 지난 7월 14일 IS 반군에게 붙잡혔다고 전했다. 

    ‘유카와 하루나’는
    터키 방면 검문소를 통해 시리아 알레포 지역으로 들어간 뒤
    내전으로 파괴된 마을 등을 촬영하다
    알레포 외곽 마을에서 IS 반군에게 붙잡혔다고 한다.

    IS 반군은 지난 17일 그를 심문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 등에 올렸다.
    동영상에서 IS 반군은 그를 땅바닥에 찍어 누른 뒤 심문한다.
    그는 “나는 군인이 아니라 사진기자”라고 대답하지만 IS 반군은 믿지 않는다.

  • ▲ 지난 17일,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IS반군이 공개한 영상 속 유카와 하루나. [사진: IS 선전동영상 캡쳐·편집]
    ▲ 지난 17일,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IS반군이 공개한 영상 속 유카와 하루나. [사진: IS 선전동영상 캡쳐·편집]

    이후 일본 언론과 네티즌들은
    그가 ‘기자’가 아니라 ‘민간보안업체(PMC, Private Military Company)’ 자격으로
    지난 6월 시리아에 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는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세계로 퍼졌다.

    몇 시간 뒤 IS 반군 조직원은
    “그 일본인(유카와 하루나)은 처형했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IS 반군이 6월 이후 지금까지
    이라크 군경 1,700여 명과 군경 가족, 야지디족 등
    2만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언론인까지 붙잡아 ‘참수’하거나 ‘살해’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국제 언론단체들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현장을 취재하다 실종된 기자의 수는 최소 2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일부 단체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전 취재 중 실종되거나 숨진 기자가
    70여 명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IS 반군과 그 전신인 ISIS에게 피랍돼 처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IS 반군이 미국기자를 참수하고 그 영상을 공개한 것은
    서방 국가들 전체에서 큰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IS 반군이 공격 중인
    이라크 북부 쿠르즈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국민이 공개처형된 미국은 물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도
    IS 반군 퇴치를 위해 쿠르드 자치정부를 지원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국 외교부도 20일
    “IS에 의한 이라크 북부 침공과 신자르 산악지역 공격으로
    위기에 처한 피난민들을 위해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6월 말, 이미 WHO를 통해 이라크에 20만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유엔은 지난 14일, 이라크 북부에서 벌어진 사태를
    가장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나타내는 ‘Level-Ⅲ 재난’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이 같은 이라크 북부 사태와 관련해
    국제기구 등을 통해 1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6월 IS 반군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래 12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유엔이 지정한 ‘Level-Ⅲ 재난’ 지역은
    시리아,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라크 4개국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