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 없는 정책위의장, 도중에 의총장 빠져나가 유가족 의견 청취 후 보고
  • ▲ 새정치민주연합은 19일 저녁 늦게까지 여야 원내대표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두고 논의를 계속했지만 추인을 '보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DB
    ▲ 새정치민주연합은 19일 저녁 늦게까지 여야 원내대표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두고 논의를 계속했지만 추인을 '보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DB

    새정치민주연합이 여야 원내대표의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 추인을 위해 19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끝내 추인은 보류됐다.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관련 합의문을 발표한 직후인 이날 오후 6시 무렵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고 추인 여부를 논의했다.

    원내대표 회담장을 나서던 묵묵무답의 박영선 원내대표의 굳은 표정이 말해주듯 시작부터 난항이었던 의원총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을 반대한다"고 밝히며 더욱 꼬여갔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은 한창 의원총회가 진행 중이던 오후 7시 30분 무렵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의 협의가 있었다"며 "세월호 가족의 동의가 우선이라는 취지로 의총에서 발언했고 많은 의원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의원총회가 시작된지 4시간이 지난 오후 10시 무렵에는 우윤근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회담장을 빠져나와 국회 모처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을 만나 입장을 들은 뒤 이를 의원총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내에 130석의 의석을 가진 공당(公黨)의 정책위의장이라면 그 무게감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의총 도중 자리를 비우고 의결사항에 대한 의견을 묻고 이를 보고해야 할 정도로 스스로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노출한 것이다.

    결국 박영선 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대와 이들을 등에 업은 강경파 의원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의원총회에서 합의안을 추인받는데 다시 한 번 실패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원내대표 합의안의 추인을 보류하고, 유가족과 대화하며 이해를 구한다는 방침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며 굴종적인 합의를 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새누리당의 모양새도 함께 우스워졌다.

    앞서 오후 6시 30분 무렵 일찌감치 박수로 원내대표 합의문을 추인한 새누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에서 30분 거리에 대기해달라"는 문자를 보내며 19일 중 본회의 개회에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의원총회가 추인 '보류'로 결론났다는 소식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유가족과 대화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본회의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며 "19일본회의는 열리지 못함을 알려드린다"고 다시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양보를 거듭한 협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었던터라, 허망한 국회 대기와 야당의 추인 '보류'에 따른 불만이 후폭풍으로 터져나올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