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들 가혹행위 인지→ 15일 SNS에 음주 글 게재→ 17일 경기도청서 공식사과
  •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양주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을지훈련에서 훈련에 참가한 장병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양주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을지훈련에서 훈련에 참가한 장병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백한 봐주기식 수사”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남경필 경기도지사 아들의 후임병 성추행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심각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남경필 지사의 아들인 남모(23) 상병의 상세한 범행이 기록된 A4 용지 1장 분량의 내용을
    익명을 요구한 현역 장교로부터 제보받았다고 19일 밝히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수사기록을 확인한 결과,
    남 상병은 부대 생활관에서 피해자인 김모(21) 일병의 엉덩이에
    자신의 성기를 비비고 성기를 툭툭 치는 등 강제추행을 했다.
    또한 남 상병은 경계근무지에서 업무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김 일병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7차례에 걸쳐 모두 50회 폭행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앞서 대부분의 언론이 보도한 사실보다 정도가 심각한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센터는 남 상병의 성추행과 폭행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수준임에도,
    군 당국이 이를 축소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센터는 “군 당국은 남 상병의 아버지에게 사건을 고지한 지난 13일부터 5일여 동안
    이례적으로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는데,
    이는 군 당국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행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육군은 남 상병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군인권센터의 폭로 직후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남 상병에 대해 오늘 6사단 헌병대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오늘 중으로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군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다.

     

  •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길 군인권센터 회의실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 남모(23) 상병의 강제추행 및 폭행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길 군인권센터 회의실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 남모(23) 상병의 강제추행 및 폭행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지사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도 도마에 올랐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 15일 <중앙일보>에 군에 보낸 아들을 걱정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자식 걱정에 밤잠 못 이루는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심정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는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병장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며칠 전 휴가 나온 둘째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걱정 붙들어 매시란다.”

    큰 아들이 후임병 가혹행위 혐의로 조사받는다는 사실을 군으로부터 통보 받은게 13일이라니,
    통보받은 바로 이틀 뒤의 일이다. 

    이에 경기도 관계자는
    “기고문은 장남의 일을 통보받기 전인 12일 일간지에 보낸 것이며,
    기고문에 나오는 병장은 차남이다”
    라고 해명했다. 

    13일에 장남의 후임병 가혹행위 혐의를 통보받았다면,
    남경필 지사는 왜 기고 철회를 즉시 <중앙일보>에 요구하지 않았을까?

    남경필 지사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 사진: 남경필 페이스북 中
    ▲ 사진: 남경필 페이스북 中

     

    남경필 지사는 광복절인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수원 나혜석 거리에서 호프 한잔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분위기 짱~입니다.
    아이스께끼 파는 훈남 기타리스트가 분위기 업 시키고 있네요.”

    13일에 자신의 아들이 후임병을 성추행하고 폭행한 사실을 분명 인지하고 있던 남경필 지사다.

    아무리 정치인이라해도 정상적인 부모라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분위기 운운하며 술을 마실 수 있을까 싶다.

    남 상병의 후임병 성추행 폭행 사건이 공식적으로 수면위에 떠오른 것은 17일.

    혹시 남경필 지사는 15일까지만 해도
    아들 사건이 조용히 묻힐 것으로 예상했던 것일까?

     
    이쯤에서 군인권센터의 브리핑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군 당국은,
    남 상병의 아버지에게 사건을 고지한 지난 13일부터 5일여 동안
    이례적으로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는데,
    이는 군 당국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행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남경필 지사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들의 후임병 성추행 및 폭행 혐의를 보고 받은 13일 이후,
    납득할 수 없는 수상한 언행을 보인 남경필 지사의 머리 속에 대체 무슨 생각이 들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호랑이는 갓 태어난 새끼를 절벽으로 떨어뜨린다는 얘기가 있다.

    아무래도 남경필 지사는 호랑이와는 아주 거리가 먼 듯 하다.

     

  • ▲ 남경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DB
    ▲ 남경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