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이 평택 농민처럼 '이용' 되지 않기를 바랄 뿐"
  •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이
    ▲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이 "국론분열세력은 세월호 침몰 사건을 악용말라"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뉴데일리



    잠잠하나 했더니 또 시작이다.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시위,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이후 영화계 정치꾼들의 6년만에 매우 초라한(?) 모습으로의 재등장이다.

    그들이 등장한다는 보도자료를 접하고 난 후 필자의 머릿속에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세월호 유가족들, 이제 어떡하니?’ 였다. 

    유가족을 돕겠다는 그들로 인해 필자는 오히려 더 유가족들을 걱정하는 황당한 일이 생긴 것이다. 유가족들이야 한없이 아픈 심정 속에서 뭐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썩은 동아줄을 잡는 낭패는 오히려 해가 될 것이다. 필자는 그게 걱정이다. 

    과연 그 영화인들은 유가족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일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시위가 펼쳐졌고, 수많은 영화인들이 마치 한국영화가 끝장날 마냥 소란을 떨며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했다.

    다른 문화계 인사들이 비판을 하고, 국민들의 반응마저 싸늘한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히려 다른
    문화계 인사들에게 훈계하고, 국민을 뭣도 모르는 부류로 취급하며 평택으로 날라가 농민들 앞에
    절을 하고 ‘한미FTA’ 반대와 ‘SOFA’계정까지 들먹이며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시위를 반미운동으로 승화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그 결과, 한국영화판에 막대한 세금(국민의 돈)이 투하가 됐고, 그들은 이내 잠잠해졌다.

    2008년, MB 정부 때 영화인들은 다시 거리로 나선다.

    미국산 쇠고기가 뇌송송 구멍탁~ 광우병을 유발한다는 거짓에 속아 대한민국 전체가 흔들렸다.

    역시나 반미 운동으로 이어졌고, 사실이 아니라는 판결과 과학적 증명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영화제에서 영화와는 하등 상관없는 ‘촛불 시위’의 의미에 대해 세미나를 열었다.

    MB는 무너졌고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 영화계를 바꾸려던 그 정부는 원상복구를 선언하며 그들의 밥그릇을 더욱 더 확실한 철밥통으로 만들어줬다.

    영화인들이 거리로 나오는 이유는 위에서만 보더라도 단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자기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이고, 나머지 하나는 편향된 정치적 시선에 의해서이다.

    평택의 농민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참회하던 영화인들 중 그 누구도 지금 농민의 곁에 없다. 광우병이 잘못된 것임이 밝혀진 지금,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하는 자 하나 없다.

    다 그렇다 치더라도 과연 그들이 주장했던 것들이 하나라도 맞는 것이 있었던가?

    스크린쿼터는 축소됐지만 현실은 그때 시위의 메인 얼굴마담이었던 최민식씨가 가장 단시간 내에 천만 관객을 만든 ‘명량’의 주인공이 되어 있고, 미국산 쇠고기 개방 이후 오히려 국산 쇠고기의 소비량은 증가했다고 농협경제연구소가 밝힌 바 있다.

    늘 그랬다. 정치적 시위에 나와 주장하던 영화인들의 음모론은 늘 다른 결과를 낳았다.

    1988년 미국영화 직배 허용, 1998년 일본문화 개방 때도 영화인들은 죽는다고 난리를 쳤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오히려 한국 문화는 발전했다.

    문화의 개방 이후 달라진 것은 단 하나가 있다. 바로 ‘관객들’의 수준이다.

    88년과 98년의 시위에서는 관객들이 영화인들의 편에 서 있었고, 그들을 응원했다. 하지만, 그런 관객들은 2006년 스크린쿼터 문제에서부터 이미 배가 부른 영화인들의 편에 서주지 않았고, 오히려 그런 거지근성과 패배의식에 찌든 영화인들을 비판했다.

    하지만, (소수) 영화인들은 그런 관객들을 오히려 비판하며 노골적인 정치 성향을 드러낸다. 그 이후, ‘디-워’ 논쟁과 총선과 대선 때마다 누가 봐도 다분한 의도가 엿보이는 정치 영화들을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영화인이라기보다는 정치인에 가까운 사람들이 대놓고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이 지금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한답시고 그들의 곁에 앉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참 초라하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시위나 여타 시위현장에 보이던 대중선동용 배우들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사람들이라곤 몇몇 감독을 제외하고는 이미 정치적 편향성으로 영화판을 얼룩지게 만든 영화인들이나 영화인인지 정치인인지 정체가 불분명한 사람들뿐이다.

    그들은 늘 그렇듯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과 지들만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싸운 사람들이기에 세월호 유가족들을 돕는다는 그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가 시큰둥한 반응이다.

    농민들을 위한답시고 ‘한미FTA’에는 그렇게 날뛰더니 ‘한중FTA’에는 관심 없는 그들의 모순에 이젠 넌더리가 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뭐, 어차피 그들은 그렇게 살아온, 또 그렇게 계속 살아갈 인간들이라 필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을 비판하기 위해 이 아까운 지면을 할애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하는 정치꾼 영화인들의 마지막 발악을 바라보는 재미 정도는 느끼고 있을 수 있겠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온전히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걱정이 돼서다.

    지금 세월호 사태는 긴 시간과 함께,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동, 유가족들의 지나친 요구(본인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유가족들과 함께 하는 특정 정치세력의 행동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한없는 피로감과 함께 반대여론이 드세지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영화계의 한물간 정치꾼들이 들어왔다.

    그 대표적 주자인 문성근씨는 뭐가 좋은 것인지 환하게 웃으며 기념 사진도 찍고 있고 말이다. 이제라도 정말 자식들을 편하게 보내주고 싶은 유가족들이라면 냉정하게 주위를 둘러보셔야 한다.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국민들의 관심이 소수 정치꾼 영화인들로 인해 악화되어 가고 있음은 인터넷 포털의 기사에 딸린 댓글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기사와는 상관없이 긍정적 반응보다는 부정적 반응이 훨씬 높게 나타나며 그나마 유가족들에게 불리해지던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 물론 모를 수도 있겠다. 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고!

    그들이 웬일로 이번에는 진정하게 유가족들의 편에 설 수는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그들이 공개적으로 나섰을 때의 궁극적 목적은 늘 정해져 있었다.

    그 목적을 위해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평택의 농민들처럼 ‘이. 용.’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처럼 나서지는 않더라도 진정으로 유가족 분들과 아픔을 함께 하는 다른 영화인들도 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필자 역시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일개 독고다이 영화인이지만 분명히 유가족 분들과 아픔을 함께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 유가족 분들께 부탁을 드린다.

    비록 한 사람의 도움이라도 절실하겠지만 지금 곁에 있는 그 영화인들을 버리시길 바란다.

    그들의 마음이 진심이건 거짓이건 그딴 것은 중요치 않다. 그들로 인해 여러분들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대중들을 끌어올 수 있는 배우들이 보이지 않고, 그 동안 정치 투쟁을 해오던 영화계 정치꾼들만이 모여 있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보이겠는가?

    버리셔야 한다. 힘드시겠지만 그들도 버리고 유가족 내부에 있는 정치꾼들도 다 버리셔야 한다.

    그래서 여러분 주위에 정치적 구호들이 사라져야만 국민들이 다시 여러분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들은 여러분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단식 농성에 들어간 영화인들도 그들의 곁을 떠나시길 권한다.

    여러분들로 인해 여론이 더 악화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여러분들의 말씀대로 진정 유가족들을 위한다면 스스로 떠나주는 것이 유가족을 위한 길임은 자명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있으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