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6월 18일 현재 UN인도적활동조정관실에서 발표한 서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바이러스 상황. [그래픽: UNOCHA ]
    ▲ 지난 6월 18일 현재 UN인도적활동조정관실에서 발표한 서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바이러스 상황. [그래픽: UNOCHA ]

    3월 28일 서아프리카 기니,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흑색여행경보’ 발령
    7월 8일 기니 인접국인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돼 적색 및 황색여행경보 발령.

    한국 외교부가 올해 들어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퍼지기 시작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내린 조치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를 치료하던 의사 한 명이 감염돼 사망했고,
    라이베리아 먼로비아의 병원에서 근무하던
    민간 의료단체 소속 의사와 여직원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았다.

    29일에는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치료를 담당했던 고위직 의사 한 명이 숨졌다.

    이어 지난 30일에는 홍콩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까지 발생해
    아시아 국가들도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사스(SARS)나 신종플루처럼 ‘공기로 감염(Airborne Infection)’되는 병원균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는데다
    치료제, 백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은 알고 있다”면서,
    “일단은 현재 발령한 여행경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3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어,
    우리 정부도 보건당국과 함께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염병 감염자의 입국 문제는) 외교부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필요한 대책이 있는지,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등에 대해
    보건당국과 함께 대응책을 신중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국제의료단체 의사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알 자지라 보도화면 캡쳐]
    ▲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국제의료단체 의사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알 자지라 보도화면 캡쳐]

    외교부는 우리 정부의 특기인 ‘예의주시 하겠다’는 답을 내놨지만,
    현재 세계 각국은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5일, 미국 국적의 라이베리아 공무원이
    미국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가기 전에 에볼라 바이러스로 숨지는 일이 생기면서,
    국제건강기구(WHO)와 美질병관리센터(CDC)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WHO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경로 및 추가 감염자 발생 가능성을 추적하기 위해
    전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2개의 팀을 나이지리아와 토고로 보냈다고 밝혔다.

    WHO가 과거 ‘신종플루(H1N1)’의 세계 확산 때만큼이나
    에볼라 바이러스에 신경 쓰는 이유는 치사율 문제도 있지만
    올해에만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672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시에라리온에서는
    지난 6월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3만여 명에 대한 추적 작업까지 벌이고 있다.

    시에라리온 보건당국은
    “젊은이들 사이에 훨씬 더 많은 감염자가 있을 것”이라며
    “에볼라와의 싸움이 반군과의 내전보다 더 나쁘다”는 표현까지 사용하기도 했다.

  • ▲ 현미경으로 본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다양한 異形이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 현미경으로 본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다양한 異形이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WHO와 美CDC,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을 긴장케 만든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수단과 자이르(現콩고민주공화국)에 흐르는 ‘에볼라(Ebola) 강(江)’에서 발견됐다.

    세계 보건학자들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동물을 통해 매개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 저지대에 서식하던 고릴라들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한다.

    처음 발견된 지 40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도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보건학자들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숙주는 과일박쥐이지만 이 또한 확실치 않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형태도 여러 가지다.

    1976년 처음 발견됐던 자이르 타입, 이어 나타난 수단 타입,
    1989년 필리핀에서 나타난 레스턴 타입,
    1994년 동아프리카 남부에서 나타난 코트디부아르 타입,
    2007년 우간다에서 나타난 분디부교 타입 등이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유행성 출혈열과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고열이 나고,
    하루나 이틀 뒤부터 심한 구토, 혈변(血便), 두통, 현기증,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
    조금 더 지나면 코, 입, 항문에서 출혈이 일어난다. 첫 증상이 나타난 뒤 2~3주 사이 사망한다.
     

  • ▲ 1976년 첫 발견된 뒤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타난 주요 지역. [사진: 위키피디아]
    ▲ 1976년 첫 발견된 뒤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타난 주요 지역. [사진: 위키피디아]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4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다른 나라로 크게 전염되지 않은 것은 발생지역이 고립되어 있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중국 공산당이 아프리카 지역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수십만 명의 중국인들이 서아프리카 지역은 물론 수단, 콩고(舊자이르) 지역까지
    몰려 들어갔고, 이들과 아프리카 주민들이 수시로 해외를 드나들고 있어
    항공기를 통한 전 세계 확산 가능성이 매우 커진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 항공사들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현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지역에
    취항한 항공편을 취소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