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개혁에는 진통 따라… 피해 보는 집단 있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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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보는 집단이 나온다고 했는데 그것이 왜 하필 자사고냐. 교육감 아들 2명은 외고 보내면서, 본인은 되고 우리 아이들은 왜 안되느냐."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난 서울지역 8개 자사고 학부모 8명은 최근 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움직임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며, 조 교육감의 이중적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조 교육감이 인사말을 통해 "개혁에는 진통이 따른다"며 "개혁에 수반되는 정책변화에 따라서 피해를 보는 개인이니 집단이 있을 수 있다"고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 학부모들에 양해를 구한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학부모들은 "외고 등 특목고는 왜 제외시키느냐"며 "자사고외에 특목고와 특성화고, 자공고도 모든 평준화시켜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어 "자사고가 서울에 25개밖에 없는데 어떻게 180여개나 되는 일반고에 영향을 미칠수 있느냐"며 따지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를 철회한다는 말을 할 때까지 학부모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특목고도 문제가 있다면 폐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는 10분간의 회의만 공개됐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시교육청이 배포한 '자사고 학부모 면담 주요 내용'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사고 폐지는 선거 공약으로써 고교 서열화를 완화하고 일반고 전성시대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교육정책 방향이며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정책은 변화하며, 개혁에 수반되는 진통이 따를 수 있으므로 자사고 폐지로 인해 피해를 보는 개인과 집단의 아픔과 피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면담을 통해 자사고가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부분을 파악했고, 향후 다양한 검토를 거쳐 자사고 폐지를 포함한 자사고 정책 전반을 시행할 예정이다.

    개혁에는 진통이 따른다. 개혁에 수반되는 정책변화에 따라서 피해를 보는 개인이니 집단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정책집행을 하는 기관에서는 이러한 피해가 심대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는 노력을 해야 하는 반면에, 정책변화에 따라서 피해를 보는 개인이나 집단은 자기중심적으로 접근해서 정책변화를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사회전체의 관점에서 보려는 노력을 해 주기를 부탁한다. 교육청에서는 전자의 노력을 하겠다. 학부모님들께서도 후자의 노력을 해주시기를 부탁한다. 》

    그러나 학부모들의 의견은, 조 교육감이 한 발언의 반도 안되는 분량만을 시교육청은 전해줬다.

    《자사고 정책은 국가 정책에 의한 것이었으며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자사고를 폐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자사고 학생들은 학교의 건학이념과 맞는 학생에 대한 선발권이 주어져야 한다. 자사고는 귀족학교가 아니며 사교육비 절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 자사고의 야간 자율학습 시간 준수로 사교육을 받을 시간이 없다. 자사고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 아니며 그에 대한 근거가 없다. 》

    조 교육감은 당초 '일반고등학교 전성시대, 특권학교 마감'을 내세우며, 대표적인 특권학교로 '자사고'를 지목,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자신의 두 아들은 외고를 졸업시킨 것으로 드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만 좋은 학교 못 보내게 하려고 하는 것이냐"는 비아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