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를 "경기도 속의 경상도 같다"고 표현...지역에선 "뜬금없다"는 반응
  • 경기 김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가 30일 저녁 선거사무소에서 언론의 당선 소감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도원 기자
    ▲ 경기 김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가 30일 저녁 선거사무소에서 언론의 당선 소감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도원 기자

    '지역일꾼'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그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텃새와 맞서싸운 '철새'의 패배는 어찌보면 이미 정해져 있었다.

    7·30 경기 김포 보궐선거가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의 압승으로 끝난 것은 결국 '철새'를 이 지역에 공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자살골'로도 설명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의 '내리꽂기'로 김포에 공천된 김두관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김포를 위해 선거에 나온 사람 對 선거를 위해 김포에 온 사람'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왜 김포에 왔느냐"는 질문 앞에서는 최연소 남해군수를 지냈다는 이력도, 한때 대권 후보였다는 경력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연이은 지지 방문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김두관 후보는 선거운동기간이 한창이던 24일 경상남도의 한 지역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경기 지역 매체와 인터뷰를 해도 모자랄 시간에 경남 지역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남해에서 400㎞를 날아온 철새'라는 오명을 벗어야 할 후보의 처신으로는 온당치 못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7·30재보궐선거 김포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7·30재보궐선거 김포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철호 후보의 '김포 토박이'론을 고발도 해보고 "원주민과 이주민을 분열시키는 선거운동을 중단하라"며 경고도 해봤지만, 결국 '경상남도 출신'이라는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김두관 후보 자신이었다. 400㎞를 날아왔지만, '철새' 스스로 자신의 진짜 고향을 항상 의식했다.

    김두관 후보는 30일 발표한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며 드리는 말씀'에서도 "고심 끝에 경기도 속의 경상도 같은 김포에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지역 정가의 반응은 그야말로 '뜬금없다'는 것이었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김포가 왜 '경기도 속의 경상도'냐"며 "혹시 여의도에서는 김포를 그렇게 (경기도 속의 경상도라고) 부르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김포에서 나고 자란 '지역일꾼'이자 '텃새'인 홍철호 후보와의 싸움에서 김두관 후보는 이렇다할 선거 대응책이 없었다. 이대로 가만히 '공약 선거' '정책 선거'로 승부한다는 것은 지역 사정에 밝지 못한 '철새'로서는 앉아서 패배를 기다리는 꼴이었다.

    결국 김두관 후보는 선거 중반부터 무차별적으로 홍철호 후보의 흠을 잡는 '융단폭격식 네거티브'로 선거 전략을 전환했다. 김포를 네거티브로 얼룩지게 한 선거전략으로 한때 20%p가 넘게 벌어졌던 격차를 다소 줄였지만, 선거 판세를 뒤집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정치권은 이번 김포 보궐선거가 "'철새' 후보자가 '텃새' 후보자를 네거티브하는 것만으로는 선거 결과를 뒤엎을 수는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