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은범 콜롬보1 세종학당장 ⓒ뉴데일리
    ▲ 정은범 콜롬보1 세종학당장 ⓒ뉴데일리


    한국과 스리랑카의 인적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싱할라’ 사전 편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싱할라 언어는 인구 2,000만명의 스리랑카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말이다. 스리랑카는 우리나라에 노동자를 보내는 15개국 중 하나여서 매년 10월 열리는 한국어 자격 시험 때는 전국에서 수 만명이 몰리는 등 한국어 열기가 뜨겁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는 약 3만여명이고 매년 수 천명씩 한국으로 들어 오지만, 제대로 된 사전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싱할라-한국어 사전 편찬작업을 펼치는 정은범씨는 스리랑카의 첫 번째 공식 한국어 교육기관인 콜롬보 1 세종학당 학당장을 맡고 있다. 문체부 산하 세종학당 재단이 지원하는 콜롬보 1 세종학당은 한국어 교육뿐 아니라 한국문화 교육 등을 펼친다.

    정은범 학당장은 “6,500단어를 수록한 제대로 된 사전을 10여년전부터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18년 전 신혼 때 부인과 함께 스리랑카에 온 정은범씨는 2003년에도 처음으로 한국어-싱할라 단어집도 자비로 500권 펴냈다. 스리랑카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 단어집은 코이카 단원들도 이용하는 고전(古典)이 됐다. ‘스리랑카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본’도 2009년 정은범 학당장이 역시 최초로 발간하는 등 정 씨는 싱할라 언어 관련 서적 출판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 ▲ 정은범 콜롬보1 세종학당장 ⓒ뉴데일리


    이번에 정 씨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역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싱할라-한국어’ 사전을 내기로 한 것. 단어 뜻 풀이는 물론이고 예문 등을 수록해서 스리랑카-한국 교류의 초석으로 삼을 생각이다.

    정 씨는 최근 스리랑카 젊은이들 사이에 불고 있는 한류의 실체를 체험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식당에서 젊은 여성 4명이 생일 케이크를 놓고 생일을 축하하는 거에요.
    누구 생일이냐고 물었더니 가수 현중 생일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제가 한국인이라고 제게도 케이크 한 조각을 주더군요.”

    세종학당 재단이 매년 7월 개최하는 세계 한국어교사대회 참석차 잠시 귀국한 정 씨는 “스리랑카 정부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지정하는 바람에 한국어 교사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번은 어느 고등학교에 출장 강의를 나가 한국어 교육희망자를 모집했더니 500여명이 몰리는 바람에 한 반 규모인 40명으로 줄이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2년전 한국어를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로 지정하는 등 한국어 열기가 대단하다. 이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는 많지만, 원어민 교사가 부족해서 한국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씨는 “스리랑카 공립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