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동 "젊은 유의동으로 바꿔야 한다" 무박 2일 뚜벅이 유세 돌입정장선, 여당에 우호적인 지역 민심 '인물론'으로 돌파한다는 전략
  • ▲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가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원유철 의원 등과 함께 28일 평택역 서부 광장에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정도원 기자
    ▲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가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원유철 의원 등과 함께 28일 평택역 서부 광장에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정도원 기자

    7·30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가운데, 경기 평택을 재선거는 유의동 후보와 정장선 후보가 서로 '박빙우세'를 주장하는 접전 양상이다.

    지난 24일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정장선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발표되거나(KBS~미디어리서치), 반대로 유의동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평택시민신문~모노리서치).

    여야는 서로 평택을을 '박빙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평택을 재선거에 조금만 더 공을 들이면 유의동 후보가 승세를 굳힐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총력을 기울여 지원했다. 김무성 대표는 17일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이래 평택을 7차례 찾아 지원 유세했다.

    특히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 동안에는 일요일인 27일만 빼고 매일 평택을 찾는 열의를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선거운동기간 중 평택과 수원을 가장 자주 찾았는데(7회로 동률), 수원은 을·병·정 세 개의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평택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셈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원이 미지근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21일 한 차례 평택을 찾았을 뿐이다. 정장선 후보가 4선에 도전하는 관록의 후보자라는 것을 감안해 현장에 맡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의동 후보가 선거운동기간 중 열심히 뛴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 인지도에 있어서는 4선인 정장선 후보가 아직도 앞서 있다는 것이 정장선 후보 측의 주장이다. 게다가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닦아놓은 지역기반과 조직도 무시할 수 없다.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2년 쉬었다고 해서 조직이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의동 후보 측 캠프 관계자도 "인지도에서 아직 정장선 후보가 앞서 있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새누리당이 훨씬 더 높은 정당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재선거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5선에 도전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선기 전 평택시장을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공재광 평택시장이 격침시켰다. 도의원·시의원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압승했다.

    정장선 후보가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말바꾸기'라는 논란 속에서도 뒤집고 재선거에 나선 것은 공재광 시장이 당선되는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장선 후보는 "이번 재선거에서 지면 향후 10년 내에 이 지역을 다시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를 지원하러 온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를 지원하러 온 안철수 공동대표가 21일 평택 안중시장 입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도원 기자
    ▲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를 지원하러 온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를 지원하러 온 안철수 공동대표가 21일 평택 안중시장 입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도원 기자

    6·4 지방선거의 표심에서 드러났듯이 지역 밑바닥 민심이 새누리당에 우호적이라는 점은 양 측 모두 인정한다.

    평택 팽성읍 안정리 시장에서 만난 주민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선출되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평택 고덕면 방축리에서 만난 다른 주민도 "이번 재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면 새누리당의 의석을 하나 빼앗기는 것 아니냐"며 "그렇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에 (유의동 후보가) 필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장선 후보는 4선에 도전하는 관록을 내세워 '인물론'으로 뒤떨어지는 '정당 지지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유의동 후보의 공약을 트집 잡으며 "이번 재선거는 '경험쌓기'에 만족하라"는 훈수를 두는 논평을 낸 것은 그런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유의동 후보는 "젊은 유의동으로 바꿔야 평택의 미래가 열린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인물 경쟁력'도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평택갑의 4선 원유철 의원, 평택고등학교 출신의 재선 김학용 의원과 새누리당 중앙당의 지원 유세를 활용해 높은 정당 지지도로부터 나오는 우위를 최대한 살려간다는 전략이다.

    한편으로 이 지역에서 도의원을 지내 잘 알려져 있는 유의동 후보의 부친 유광 씨에 대한 흑색선전도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살포되고 있다. 유 씨의 재산 형성 과정이나 관혼상제 불참 등을 문제삼는 유언비어다.

    이에 유의동 후보 캠프는 비상이 걸렸다. 유의동 후보 측은 '48시간 부정선거감시단'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선거 막판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선거 국면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흑색선전 유포, 유언비어 날조 등을 감시하고 선관위, 경찰 등에 적극 신고하여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유의동 후보가 '무박 2일 뚜벅이 유세', 정장선 후보가 '48시간 철야 진심전력 유세'를 선언한 가운데 마지막 변수는 무소속 김득중 후보의 득표력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쌍용차 문제는 잊혀진 이슈로 전락했다. 김득중 후보는 당선을 목표로 한다기보다는 출마를 통해 이를 재점화하고 정치권에 자신의 목소리를 던지는데 목표가 있다. 자신의 출마와 득표로 당선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 또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므로, 예상대로 중도 사퇴를 하거나 정치공학적인 '야합(野合)'을 하지는 않았다.

    김득중 후보 캠프 내부적으로는 두 자릿수 대 득표를 하면 쌍용차 문제를 다시 이슈화하고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나 유권자의 막판 사표 방지 심리를 감안할 때 두 자릿수 대 득표는 힘들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김득중 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그대로 김득중 후보 투표로 나타날지, 다른 후보자에게 흐를지, 또는 투표 포기로 나타날지가 평택을 재선거의 마지막 변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