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해산심판 재판서, “통진당 종북성 전면 부정”..‘말 바꾸기’ 비난
  • ▲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 헌법재판소 법정 증언을 통해 통진당의 종북성을 전면 부정해, 말 바꾸기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 헌법재판소 법정 증언을 통해 통진당의 종북성을 전면 부정해, 말 바꾸기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자주’는 북한으로부터의 자주도 의미한다.
    진보당(통합진보당) 강령에 명시된 ‘진보적 민주주의’와 ‘자주적 민주정부’는 좀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자는 의미지, 북한의 대남혁명노선과는 관련이 없다”

       - 노회찬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6월10일,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8차 변론에서

    ********************************************************************************


    통진당은 민족해방·혁명을 위해 지지를 받으려 활동한다. NL을 신봉하면 주체사상파(주사파)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통진당 강령이 북한과 관련이 없다는 노회찬 의원의 발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

       - 전 민주노동당 간부 이모씨, 7월8일 통진당 해산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7.30 재보선 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불분명한 정체성이 선거 막판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인사들의 종북적 성향을 매섭게 질타하며 비주류의 길을 걸어 온 노회찬 후보가, 법정에서 자신의 말을 뒤집어 통진당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회찬 후보의 ‘모호한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 문제의 발언은 지난 6월 통진당 해산심판 재판 과정에서 나왔다.

    노회찬 후보는 80~90년대 학생운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NL(민족해방 계열)의 성격과 관련돼,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통진당을 감싸는 모습을 보여, 정체성 시비를 자초했다.

    구(舊) 민노당과 통진당의 주류세력이 NL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며, 이들은 흔히 주체사상파(주사파)와 동일시된다.

    이런 정서는 과거 학생운동에 몸을 담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노회찬 후보는, 헌정사상 최초의 정당해산심판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철저하게 부정했다.

    나아가 그는 자신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 공유하는 일반적인 정서마저 저버렸다.

    한 때 그와 정치적 입장을 같이 했던 전 민주노동당 간부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는 말로 노회찬 후보의 법정 증언을 비난한 사실은, 그의 ‘자기부정’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노회찬 후보의 ‘통진당 구하기’는 정당해산심판 재판에서 나온 그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그는 통진당 주류였던 ‘자주파’의 종북성을 부정했다.

    그는 6월10일 있었던 통진당 해산심판 8회 변론기일에 출석해, “민노당에 종북적 색채가 덧칠돼 있다”면서 자주파’의 종북성을 부인했다.

    나아가 그는 “몇몇 개인의 언행을 종북적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당이 노선으로 종북을 관철했거나 종북 노선으로 변경하려는 시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자주파’라고 불리는 인물들이 모두 종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노당에 종북적 이미지가 덧칠해져 있다.

    민노당 활동을 오래 경험한 바에 의하면, 종북적이라 할 수 있는 몇몇 개인의 언행이 있긴 했지만, 당이 노선으로 종북주의를 관철했거나 종북주의적 노선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 노회찬 후보, 통진당 해산심판 8차 공개변론에서


    노회찬 후보는 ‘통진당 강령’의 ‘종북성’도 부정했다.

    정부가 통진당 해산심판의 주요 근거로 보고 있는 ‘진보적 민주주의’, ‘자주적 민주정부’라는 개념은 북한과 관계가 없다는 말도 했다.

    통진당 강령에 등장하는 ‘자주’는 북한으로부터의 ‘자주’를 의미한다는 이색적인 견해도 내놨다.

    진보당 강령에 있는 ‘진보적 민주주의’와 ‘자주적 민주정부’는 북한 대남혁명노선인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와 관계가 없다.

    ‘자주’는 북한으로부터의 ‘자주’도 의미한다.

       - 노회찬 후보


    마지막으로 노회찬 후보는, 몇몇 개인의 일탈을 종북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기는 했지만, 이것만 가지고 당 전체가 종북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통진당과 북한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런 그의 변론은, 과거 그가 보였던 모습과 전혀 다르다.
    노회찬 후보의 정치역정은 창당과 당내 갈등, 탈당의 반복이었다.

    민노당 창당에 참여한 그는 2008년 당내의 종북적 성향을 비판하면서 탈당해 진보신당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종북’이냐 아니냐를 놓고 민노당과 뚜렷한 대립각을 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다시 민노당, 국민참여당과 함께 통합진보당을 창당한다.
    그가 그토록 비난했던 ‘종북성향’ 인사들이 장악한 민노당과 다시 손을 잡은 것이다.

    이어 통진당 비례경선 투표 부정과 잇따른 당내 폭력에 반발하면서 다시 당을 뛰쳐나와 정의당을 만들었다.

    이런 그가, 또 다시 ‘통진당의 종북성’을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모순이다.

    이것이 모순이 아니라면, 노회찬 후보는 과거 자신이 걸어온 길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된다.
    노회찬 후보의 ‘모호한 정체성’과 ‘국가관’에 의문을 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통진당의 성격에 관한 노회찬 후보의 오락가락한 행보는, 같은 민노당 간부 출신 인사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통진당 해산심판 10회차 공개변론에 참석한 전 민노당 간부 출신 이모씨는 증언을 통해, 통진당의 종북성을 낱낱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노회찬 후보의 ‘통진당 감싸 안기’에 안타깝다는 뜻을 나타냈다.

    통진당은 민족해방·혁명을 위해 지지를 받으려 활동한다.

    이론적으로 주체사상을 신봉하지 않는 NL이 있을 수 있지만, NL을 신봉하면 주체사상파(주사파)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존경했던 분이지만 실망이 크다.

    노 전의원은 NL이 종북주사 노선을 추구한 적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 것.

    (일심회 간첩 사건에 연루된) 최기영씨의 형이 확정된 후에도 월급을 줬고, 제명안도 부결됐는데 종북과 관계없는지 묻고 싶다.

       - 전 민주노동당 간부 이모씨, 7월 8일 통진당 해산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현재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사실상 야권단일후보가 됐다.

    기동민 후보의 사퇴에 발맞춰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통진당 유선희 후보는 노동당 김종철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노회찬 후보는 김종철 후보마저 사퇴시키려 하고 있다.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사퇴한다면, 노회찬 후보는 명실상부한 야권단일후보가 된다.

    노회찬의 ‘통진당 구하기’ 이면에 이런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야권단일후보가 된 노회찬 후보가 ‘통진당의 종북성’과 관련돼, 유권자들에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노회찬 후보 측 반론>

    기사나 가간 뒤 노회찬 후보 측으로부터 반론보도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이에 본지는 노 후보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위 기사 본문 하단의 아래 내용에 대한 노 후보 측의 반박 견해를 게재합니다.

    기사 본문

    현재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사실상 야권단일후보가 됐다.

    기동민 후보의 사퇴에 발맞춰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통진당 유선희 후보는 노동당 김종철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노회찬 후보는 김종철 후보마저 사퇴시키려 하고 있다.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사퇴한다면, 노회찬 후보는 명실상부한 야권단일후보가 된다.

    노회찬의 ‘통진당 구하기’ 이면에 이런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 노회찬 후보 측 반론

    노 후보가 법정 증언을 한 것은 6월 초다. 

    이때는 후보가 서울 동작을에 출마를 할지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때이므로, 노 후보의 통진당 해산심판 재판에서의 법정 진술을, 야권연대를 염두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그 자체가 무리이다.

       - 노회찬 후보 측 임한솔 공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