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왜 못했느냐'는식 몰아붙이기만 난무! 구체적 대안제시 '실종'

  • 7.30 수원을(권선) 재선거를 약 일주일 앞두고 열린 지역방송 TV토론회에서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야권 후보들의 공세가 끈질기게 이어졌다.

    그러나 정미경 후보는 당황하는 기색 없이 냉철한 자세로 공세에 대응해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수원 권선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24일 티브로드 수원방송국에서 ‘수원 을(권선) 후보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 백혜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윤경선 통진당 후보, 박석종 정의당 후보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야권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공세를 퍼부으며 자신의 공약을 돋보이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4대강공사 등을 비판하며 정미경 후보 몰아붙이기에 주력한 것이다.

    반면, 정미경 후보는 수원을(권선) 지역구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지역현안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경험을 바탕으로 흔들림없이 공세에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다소 긴장한 타 후보들에 비해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통진당의 '새누리당 때리기'는 이번 TV토론회에서도 여지없이 재현됐다.

    윤경선 후보는 “정미경 후보가 2010년경 지역 주민 15명을 식당에 불러모아 수인선 지하화가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며 “고색동 청년회가 중심이 돼 수인선지하대책위 활동을 벌이고 있을 때도 정미경 후보는 한번도 함께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미경 후보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허위사실 유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시 고색초등학교에서 수인선지하화 공청회를 한 적이 있고 국토해양부 관계자가 내려와 있었다”며  “국토해양부의 도움 없이 수원시만의 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석종 정의당 대표도 정미경 후보를 향해 “수원비행장 안으로 옮긴 비상활주로로 인해 전투비행단으로 강화됐다”며 “비상활주로는 안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해제를 해야 했다"며 '정책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 ▲ 7.30 수원을 재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가 22일 오전 수원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 7.30 수원을 재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가 22일 오전 수원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미경 후보는 박석종 후보의 지적에 대해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나 구경꾼들이 목소리만 높이는 경우가 있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수원비행장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명분을 주지 않으면 국방부에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비상활주로를 안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을 봐야 한다. 주민들이 원한 것은 건물을 2층, 3층으로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고도제한의 완화”라며 “국방부에서 비상활주로를 안으로 옮겨 해주겠다고 해서 우리 쪽에서도 받아들인 것이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백혜련 후보는 “정미경 후보가 지난 18대 국회의원 당시에도 서수원 종합병원을 공약으로 냈지만 4년간 진행된 것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말씀해 달라“고 질문했다. 윤경선 후보도 “지난번에도 당수동에 중학교를 설립한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도 같은 공약을 들고 나와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미경 후보는 “시립이나 도립병원이 아닌 분당의 서울대 병원같은 멋진 종합병원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많은 후보자들이 너무나도 쉽게 말하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수동 중학교 설립 공약에 대해서도 “당시 학교를 세울 수 없었던 이유는 교육청에서 학생수가 적어 학교를 못 세우겠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저는 아파트가 그곳에 건립될 것이니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계속 말해왔지만 그 다음선거에서 낙선해 뜻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미경 후보가 4대강에 관해 한 발언을 놓고 야권 후보들이 ‘꼬투리 잡기’를 하거나 불확실하고 구체적이지 못한 사안을 갖고 ‘네거티브’하는 일도 벌어졌다.

    앞서 "4대강 사업은 수질악화 등을 가져왔고 몇몇 기업만 배부르게 한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는 백혜련 후보는 정미경 후보를 향해 “4대강 사업이 올바르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정미경 후보는 “물부족과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4대강을 정비한 것”이라며 “홍수피해가 나면 주먹구구식으로 돈을 썼는데 그것을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4대강”이라고 답변했다.

    윤경선 후보는 “정미경 후보가 국회의원이었을 때 친일파 재산환수를 위한 법률제정에 반대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언제 어떤 법률제정에 관한 것이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미경 후보는 윤경선 후보의 주장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 언제 어떤 법률을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윤경선 후보는 수인선 지하화의 경우에도 몇몇 사람들의 말만 듣고 저에게 질문을 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셔야 답변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오히려 윤경선 후보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