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장 직위 해제, 인천지검장은 사의 표명
  • 최재경 인천지검장.ⓒ 사진 연합뉴스
    ▲ 최재경 인천지검장.ⓒ 사진 연합뉴스

    40여일 전에 숨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때문에 검경의 수사 최고책임자들이 잇따라 옷을 벗을 위기에 처했다.

    세월호 침몰 원인과 세모그룹 전 회장 일가 비리수사를 책임졌던 최재경(51) 인천지검장이 부실 수사 논란에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재경 지검장은 23일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전화로 사의를 표명한 뒤 이날 오전 대검에 사직원을 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최 지검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침몰 원인 수사를 인천지검이 맡으면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사법연수원 17기 선두로 대검 중수부장에 올랐던 그는 2012년 말 중수부 폐지를 놓고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이른바 ‘검란 파동’의 진앙이 됐다.

    그 직후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 지검장은 항명파의 중심에 있던 채동욱 대검차장이 총장에 오르면서 재기를 모색했지만,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인천지검장 부임 이후 대형 건설사 입찰 비리, 유병언 전 회장 일가 및 측근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을 별렀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 지검장은 대구고와 서울대를 나와 대검 중수1과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중수부장, 전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등을 지냈다. 채동욱 전 총장과 함께 검찰을 대표하는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떨쳤다.

    앞서 경찰은 23일 유 전 회장 검거 및 변사자 신원 확인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을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22일 유 전 회장에 대한 유전자 감식결과를 발표한 뒤 우형호 순청경찰서장과 담당 형사과장을 직위해제하고, 수사 담당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감찰에 들어갔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달 12일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남성 변사자에 대한 유전자 감식결과, 해당 변사자의 신원이 유병언 전 회장이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유 전 회장이 이미 40여일 전에 숨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경이 변사자의 유류품 확인을 소홀히 하는 등 수사를 부실하게 해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유 전 회장에 대한 검거작전 초기, 검경이 순천 별장을 압수수색하면서 통나무 벽 안에 숨어있던 유 전 회장을 발견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실수사 논란은 더욱 커졌다.